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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 공사비가 낳은 ‘비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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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875회 작성일 14-11-26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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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형입찰 반복 유찰→최저가 전환’ 공식化…제도 취지 퇴색

기술형입찰→기타공사 전환 사례

- 하남선(상일∼검단산) 복선전철 2공구

- 인천공항 T2전면시설 골조 및 마감공사

- 진접선(당고개∼진접) 복선전철 2공구

- 원주∼강릉 철도 강릉차량기지

- 하남선(상일∼검단산) 복선전철 5공구


 턴키와 기술제안 등 기술형입찰의 반복된 유찰은 곧 기타공사(최저가 낙찰제) 전환이라는 공식이 일반화되고 있다.

 부족한 공사비가 낳은 ‘비정상’이란 지적 속에 행정력 낭비와 공기지연, 품질저하 등 각종 폐단이 우려되고 기술경쟁력과 품질 제고라는 입찰제도의 본래 취지마저 무색해지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경기도는 최근 대형공사 입찰방법 심의위원회를 열어 하남선(상일∼검단산) 복선전철 5공구 건설공사의 입찰방식을 턴키에서 최저가로 변경했다.

 추정금액 1591억원 규모의 이 공사는 하남 신장동에서 창우동까지 1.625km 규모의 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선을 건설하는 것으로, 지난 8월 4공구와 함께 최초 발주됐다.

 그러나 입찰참가신청을 한 2개 컨소시엄 중 1개사가 현장설명회에 불참하면서 첫 입찰이 무산됐다.

 도가 곧바로 재공고를 내고 9월말 다시한번 PQ서류를 접수했지만 또다시 경쟁사가 없어 유찰되고 말았다.

 이후 3번째 공고 대신 사업내용 및 입발창법에 대한 재검토가 이어지다 결국 공고 후 3개월여만에 최저가 전환이 확정됐다.

 이로써 최근 들어서만 벌써 5건의 턴키 및 기술제안 등 기술형입찰공사가 최저가로 전환됐다.

 가장 먼저 전환사례를 내놓은 것도 경기도로, 지난 5월 유찰을 거듭한 하남선 2공구 턴키공사를 기타공사로 변경한 바 있다.

 비슷한 시기 인천국제공항공사도 당초 기술제안을 적용하려했던 T2전면시설 골조 및 마감공사를 기타공사로 집행했다.

 이어 8월에는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진접선(당고개∼진접) 복선전철 2공구 건설공사를 턴키에서 최저가로 돌렸다.

 공단은 최근에도 지난 9월 유찰사태를 겪었던 원주∼강릉 철도 강릉차량기지 건설공사도 기타공사로 바꿨다.

 올초까지만 해도 반복된 유찰은 수의계약으로 전환되는 사례가 일반적이었다.

 행복주택 1호인 가좌지구 건립공사를 비롯, 지난해 연말부터 유찰을 거듭했던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외장 및 골조공사와 부산도시철도 사상∼하단 1공구 등도 모두 수의계약으로 집행되거나 진행중이다.

 하지만 지난 5월 하남선 2공구의 전환사례가 나온 후부터는 상황이 달라졌다.

 전면 재검토나 무기한 보류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두 기타공사로 변경됐고, 거듭된 유찰은 곧 기타공사 전환이라는 공식이 성립되고 있다.

 문제는 기타공사 전환이 유찰을 막는 해법이 될 수 없다는 데 있다.

 공사비 부족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에 대한 해결책을 도외시 한채, 기술적인 필요성에 의해 선택된 입찰방법 대신 짜여진 예산에 맞춰 낙찰자를 선정할 수 있는 손쉬운 방법을 택하는 것으로 밖에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사례로 볼때 앞으로도 반복 유찰되는 기술형입찰은 최저가로 전환된다고 봐야 하지 않겠느냐”며 “그런데도 아직까지 발주자별로 명확한 기준이나 원칙조차 없다는게 아쉬운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덧붙여 “기타공사로 전환하면 의도대로 낙찰자 선정은 쉬울 수 있으나 공기지연이나 잦은 설계변경으로 인한 비용증가, 시공품질 저하 등 부작용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봉승권기자 sk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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