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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위주 전략 부실만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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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867회 작성일 15-01-08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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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한 확장ㆍ수주 손실로 돌아와

 한국건설, 재도약 방향타 잡아라

 1부-표류하는 건설산업

   ④외형성장의 그늘



 건설사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과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가 줄을 잇고 있다.

 2008년 우방을 시작으로 2009년에 이수건설과 동문건설, 월드건설, 풍림사업, 우림건설, 삼호, 경남기업, 신도종합건설, 현진건설, 금호산업 등이 워크아웃에 돌입했다. 이어 2010년에는 대우자동차판매, 성우종합건설, 벽산건설, 신동아건설, 남광토건, 한일건설, 중앙건설, 제일건설, 청구, 동일토건이 워크아웃 대열에 합류했고, 2011년에는 고려개발이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법정관리 역시 2008년과 2009년에 신성건설과 태왕을 시작으로 2011년 월드건설과 LIG건설, 범양건영으로 이어졌다. 2012년에는 풍림산업과 우림건설, 벽산건설, 삼환기업, 남광토건 등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경영악화의 원인은 기업별로 다르지만, 무리한 PF(프로젝트 파이낸스) 사업이나 주택분양에 나섰다가 고배를 마신 것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부동산 경기 활황기에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했다가 경기 악화로 사업이 지지부진해지자 결국 빚더미에 앉은 것이다.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까지 가지는 않았지만, 많은 건설사가 자신의 주특기를 버리고 ‘돈이 된다’는 개발이나 주택사업으로 확장했다가 결국 상투를 잡은 셈이 됐다. 무리한 사업 확대와 외형 확장이 부메랑이 돼 돌아오면서 아직도 감당하기 힘든 이자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동시에 부실화한 건설기업들이 M&A 시장에 나오면서 ‘승자의 저주’가 건설업계에도 몰아쳤다.

 작은 건설사가 몸집이 큰 건설사를 인수했다가 감당하지 못하고 동반 부실화하는 사례가 이어진 것이다. 동시에 그룹사 부실에도 건설기업 인수가 한몫했다. 건설산업에 진출하며 떠안은 부채를 감당하지 못해 그룹 전체가 휘청거린 것이다.

 △수주ㆍ성장 위주 해외공사 

 외형성장 전략의 문제점은 최근에도 반복되고 있다.

 과거 주택이나 PF사업이 문제가 됐다면 최근에는 무리한 해외건설공사 수주가 기업경영의 발목을 잡았다. 수주 확대와 몸집 불리기에만 집중해 수주했던 해외공사 리스크가 현실화되면서 대형건설사의 영업실적이 곤두박질 친 것이다.

 금융위기 이후 물량 난에 발목을 잡힌 건설사들은 해외시장을 대안으로 삼았다. 그런데 무리하게 해외부문을 확대하면서 당시 수주한 공사의 준공 시점이 도래하자 대규모 손실을 떠안은 것이다.

 이 같은 문제는 지난 2013년부터 수면 위로 드러났다. 해외공사 손실을 반영하면서 GS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 대우건설, SK건설, 대림산업 등의 경영성적표가 곤두박질 친 것이다.

 부실 해외공사의 부작용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저가로 수주하거나 계약을 잘못한 해외공사들이 아직도 진행되고 있어 준공 시점에 손실이 드러나는 상황의 반복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해외공사의 덩치가 커지면서 리스크 역시 더욱 커진 실정이다.

 한편으로는 사업수행단계에서의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유위성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건설기업 해외사업 리스크 관리 역량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국내 건설기업들이 해외건설 손실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계약 이후의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최근 해외사업 비중이 급등한 건설사를 글로벌 건설기업과 비교한 결과 리스크 관리 역량을 수주단계 가격경쟁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글로벌건설사에 비해 계약 이후 리스크 관리를 소홀히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시장 ‘일단 따고 보자’

 공공부문에서도 물량 확대 위주의 전략은 수익성 악화와 건설기업의 부실화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국내 공공부문은 물량 감소에 따라 성장보다는 현상유지와 실적확보 성격이 강하지만, 여전히 일단 물량을 확보하고 보자는 생각이 부실화를 키우고 있다.

 특히, 이익을 남기기 어려운 최저가낙찰제 대상공사를 무리하게 수주한 것이 기업 부실화로 이어졌다고 업계는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적자가 예상되지만,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무리하게 공사를 수주했던 중견건설사들이 대거 워크아웃에 들어가는 어려움에 처했다”라고 전했다.

 그는 “초기에 현금이 들어오니 당장 급한 불을 글 수 있을지 몰라도 공사가 끝날 때가 되면 기업에는 더 큰 해로 돌아오게 된다”라고 덧붙였다.

 건설사 부실화의 원인으로는 대개 PF사업 등을 지적한다. 부도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단일사업 규모로 손실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리하게 수주한 공공공사의 손해가 누적된 것도 기업 부실화의 또 다른 이유라고 업계는 지적했다. 실제로 적자 폭이 큰 최저가낙찰제 대상 공공아파트 건설공사를 주로 수주했던 중견건설사들이 대거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외형성장이나 실적확보를 위해 최저가낙찰제 대상공사에 공동도급으로 참여한 중견 및 중소건설사들 역시 공동도급 비율만큼 손해를 나눠갖고 있는 실정이다.

 △경기침체에도 덩치 커진 건설

 이 같은 외형성장 위주의 기업경영 결과 건설경기 장기 침체에도 건설기업의 매출액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익은 적자 수준으로 떨어졌다. 수익이 나지 않는 공사를 수주하면서 덩치만 키운 것이다.

 통계청에 최근 발표한 ‘2013년 기준 기업활동조사 잠정 결과’에 따르면 상용근로자 50인 이상, 자본금 3억원 이상인 기업활동 조사대상 건설사 577곳의 매출액이 165조원을 기록해 2012년 145조원보다 14.0% 증가했다. 기업당 매출액도 2859억원으로 전년(2444억원)보다 17.0% 늘어났다.

 이 같은 매출액 증가율은 전 산업을 통틀어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건설기업들이 장기침체 속에서도 덩치를 키우고 있는 것이다.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은 5조52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2012년 -2조1990억원 보다 적자 폭을 키운 것이다.

 해외시장 진출 확대에 따라 건설사들의 국외 자회사 역시 전년 388곳보다 14.4% 증가한 444곳으로 증가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건설업의 매출액이 증가했지만, 전년에 이어 큰 폭의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매출액, 건설 3.2%↑ㆍ제조 5.2%↓

 최근 대한건설협회가 발표한 2014년 3분기 상장건설사 경영분석 결과에서도 수익성은 하락했지만, 덩치만 키우는 현상이 뚜렷하다.

 작년 3분기 누계 건설매출은 86조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2% 증가했다. 2013년 3분기 매출 감소세에 대한 반등 성격도 강하지만 수익성 악화 수준과 비교하면 성장에만 치중했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

 수익성 지표를 살펴보면 영업이익은 무려 56.5%가 감소했다. 세전순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영업이익률이 전년보다 1.3%p 감소한 1.0%로 조사됐다.

 특히, 조사기업 124개사의 43.5%에 달하는 54개사가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상황은 제조업과 대비를 이룬다. 같은 기간 제조업의 매출액은 5.2% 감소했는데, 건설업은 오히려 증가한 것이다. 건설업의 영업이익률 1.0%는 제조업의 영업이익률 3.3%에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김정석기자 j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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