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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2015년이 공공건설에서 갖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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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880회 작성일 15-01-06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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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봉식 산업1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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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담(德談) 시즌이다. 새해를 맞아 친지, 직장동료, 이웃 간에 서로 잘 되기를 비는 덕담을 건넨다. 요즘은 “새해 건강하십시오, 복 많이 받으십시오” 등과 같이 미래 기복형이 일반적이다. 애초에는 과거형이었다고 한다. 예컨대 “올해 부자 되셨다지요?” “올해 합격했다지?” 등과 같이 미래의 일을 미리 단정해 말하는 식이다. 여기에는 말한 대로 이뤄진다는 언령사상(言靈思想)이 담겨 있다. ‘말이 씨가 된다’는 속담과 일맥상통한다.

공공공사 영업담당 임직원들의 덕담이 달라졌다고 한다. “새해 수주 많이 하세요”라고 했지만 올해는 “우량 일감만 수주하세요”가 대세를 이룬다는 것이다. 의례적인 덕담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왠지 모를 비장함이 느껴진다. 저가수주의 폐해가 기업 경영에 속속 영향을 미쳐서일 것이다. 언제부터인지 공공공사는 독이 든 성배로 인식됐다. 독이 온몸으로 퍼져 기업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과거에는 견딜 만했다. 하지만 장기간 경기침체로 체력이 급격히 고갈되며 치명상으로 다가오는 모양새다.

을미년을 맞는 영업담당 건설인들의 심경은 여느 해와 다르다. 크기와 종류를 가늠할 수는 없지만, 희망의 씨앗을 보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제나, 저제나…’ 하는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기 일쑤였다. 올해는 드러내지는 못하지만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가슴 속에 피어오르고 있다. 경기곡선에 근거한 기대가 아니다. 각종 지표와 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제도 등이 정상 궤도로 진입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사들의 신년 다짐에 도전이라는 단어가 새로 등장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시인 김종길님의 시구처럼 ‘꿈도 좀 갖고’ 새해를 맞는 셈이다.

근거는 시장이 회복될 조짐을 보인다는 점이다. 정부는 올해 건설투자 증가율이 전년 대비 5.2%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수주도 4.9%의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건설산업연구원은 예상하고 있다. 무엇보다 왜곡된 공사비가 개선될 조짐을 보이는 것이 고무적이다. 출혈경쟁을 유도하는 최저가낙찰제와 시장단가를 반영하지 못하는 실적공사비제의 문제점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움직임도 가시화됐다. 최저가낙찰제를 대신할 종합심사낙찰제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실적공사비의 대안인 표준시장단가도 밑그림을 드러냈다. 적정공사비 확보를 위한 실마리는 마련된 셈이다.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디테일을 제대로 마련하느냐에 따라 판도가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실을 제대로 보는 것이 우선이다. 공사비 개선 움직임은 정부가 가슴으로 느껴서도, 이성적으로 판단해서도 아니다. 떠밀려서 하는 것일 뿐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삼척동자도 말이 안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실적공사비제도가 10년이나 존속할 수도 없고 건설사들을 벼랑으로 내모는 계약제도와 발주처의 적폐(積弊)를 방치하지 않았을 것이다. 정책당국자의 시선은 건설사의 수익이 아니라 예산절감, 나아가 개인의 보신에 꽂혀 있을 뿐이라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는 말이다.

내부 혁신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시선이 밖으로만 향하는 개혁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적정공사비를 외치지만 안으로는 덤핑투찰을 일삼아 정책당국자들에게 제도 존속의 빌미를 제공하지 않았는지도 철저히 반성해야 한다. 발주처의 갑질과 제도는 성토하면서도 스스로에게는 관대하지 않았는지도 돌아봐야 한다. 희망은 갈망한다고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행동해야 얻을 수 있는 열매다. 준비한 자에게만 도전할 기회가 주어진다. 공공공사가 정상 궤도에 들어설 수 있는지는 건설인 하기에 달렸다. 제도는 물론 관행의 혁신에 따라 건설산업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는 말이다. 2015년의 의미가 크게 다가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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