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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별 공공공사 기준달라 실적도보때마다 곤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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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874회 작성일 15-01-05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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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승권 채희찬 기자의 입찰 톡~Talk]"턴키 동점 나온 하남선 복선전철 뒷이야기 눈길"

박= 지난해 마지막 설계시공일괄(턴키) 입찰이 극적이었는데요.

봉= 하남선(상일∼검단) 복선 전철 4공구에서 보기 드물게 설계점수 동점이 나와 눈길을 끌었지요. 낮은 가격을 쓴 대림산업의 수주가 유력합니다. 턴키가 자리 잡은 지 30여 년 되는데 동점이 나온 건 이번까지 총 3건 정도로 드뭅니다. 10년에 1번 나올까 말까 한 일이죠. 앞서 2012년 국방부 턴키공사와 2007년 원주지방국토청 도로공사 턴키에서 동점 사례가 있었습니다.

채= 중견사가 대형사에 비해 가격경쟁력을 앞세우는 게 일반적이어서 태영건설의 우세가 점쳐졌지만 결국 대림이 새해 기술형 입찰을 거머쥐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내막이 있기는 하지만 예상을 빗나간 결과입니다. 태영이 아쉽기는 해도 메이저사와 대등한 설계 경쟁을 벌여 과거 턴키 강자로서 저력을 보였다는 측면에서는 고무적이지요. 최근 턴키시장에서 활동이 미미했는데 이를 계기로 다시 활발하게 활동할지 주목됩니다.

봉= 동점 자체도 특이했지만, 뒤 사연도 눈길을 끕니다. 발주 당시 4공구와 함께 5공구도 동시에 공고됐는데, PQ심사까지만 해도 대림과 태영이 똑같은 컨소시엄으로 2개 공구에서 경쟁을 펼쳤었죠. 그런데 PQ(입찰자격 사전심사)까지 끝나고 4, 5공구 동시 현장설명회에 태영팀이 5공구에는 불참, 4공구에만 참석하면서 5공구는 유찰됐죠. 결국, 5공구는 최저가로 전환됐고 두 회사가 4공구에서 진검승부를 하게 되면서, 이런 재미있는 결과가 나온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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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종합심사제 시범사업인 포항∼삼척 노반공사도 관심이었는데.

채= 4개 공구별로 대림, 현대, 대우, SK(설계금액 순)가 각 1건 수주를 했습니다. 실적 40% 만점 조항 때문에 애초 예측한 대로 상위 4개사가 1개 공구씩 가져가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평가입니다. PQ 당시 9개사만 참여해 시공실적 만점 업체 3개사는 예상대로 수주했고, SK건설이 다소 불안했는데 운이 따라주면서 웃었습니다.

봉= SK건설은 만점사를 제외하고 시공계획 심사순서상 4순위였는데요, 현대산업개발은 이 공구만 제외하고 4순위로 이름을 올렸죠. 그런데 이 공사까지만 마지막으로 1사 1공구 낙찰제가 적용되면서, 앞 순위들이 설계금액이 큰 공사들을 수주하게 되니까, 현대산업이 아니라 SK건설에 낙찰의 기회가 돌아가게 된 거죠.

채= 이번 입찰과 관련해 대형사들은 앞으로 수주를 위해 실적 노출을 꺼려 보유 실적을 100% 제출하지 않았다는 후문도 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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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종심제 관련, 중견업체들의 불만이 높다는데.

채= 이번 입찰 결과는 이미 공고 때 예측했던 것이고, 실제 결과도 그렇다는 씁쓸한 반응입니다. 중견사들은 이런 방향으로 종심제가 굳어지는 데 대해 상당한 불안을 느끼고 있습니다. 실적 상위 40%에 들지 않는 한 입찰 참가의 의미가 없고 영원한 중견으로 남게 되니까요. 그렇다고 적지않은 종심제 시범사업 물량에 모두 불참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답답한 형국이죠.

봉= 중견사들은 이번 시범사업부터 취소, 재추진을 주문하고 보완을 철도시설공단에 요구했었는데, 회신은 재추진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확인하고 추후 다양한 업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정부와 논의해 보완하겠다는 원론적인 내용이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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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시범사업임에도 발주자들이 엄청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채= 이번 철도 종심제는 당초 1000억원을 넘어 물량 심사가 예상됐으나, 이를 하지 않은 것도 피로감의 일종인 것 같아요. 수천개 공종에 대한 물량 심사를 수행하기엔 물리적으로 상당한 작업이 필요하죠.

봉= 제도 도입을 위해 필요한 실적확인이나 시공평가, 그 외 세부심사 시스템 등이 사실상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인 데다, 정부의 요구와 업계의 이해관계가 상충하면서 샌드위치가 되는 형국이라는 하소연도 들립니다.

  

채= 공감하는 면이 있습니다. 정부와 업계는 낙찰률을 올려달라는데 이에 따른 예산 증가도 큰 부담으로 느끼고 있어요. 저마다 부채 절감이 지상과제인 마당이니. ‘수퍼 갑도 고민은 있는가 봅니다.’

봉= 그래서 최근 시장 분위기를 보면, 올해 각 기관 시범사업은 아마 조달청의 밑그림이 나온 후 추진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현 제도상 자체 예산으로 공사 등을 집행하지 않는 조달청이 시범사업을 진행하기가 불가능하다는 것 같고요, 늦어도 상반기 중 기준안을 내놓고 의견수렴에 나서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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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난해 공공수주 1조 클럽 가입 업체가 한 곳도 없었는데요.

봉= 전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1조 클럽이 나오지 않아 공공시장이 침체의 늪에 빠져 있음을 반증했어요. 수주 규모뿐 아니라 내용적으로도 흉작이었습니다. 엄밀히 말해 업체별로 공공공사라고 하기 어려운 공동개발이 실적으로 포함됐고, 또 몇몇 업체들의 실적에는 수익성이 없어 유찰됐던 수의계약으로 수주한 물량도 대거 포함됐죠.

채= 해마다 수주 실적을 보도하면서 겪는 어려움인데 각 사마다 공공공사로 잡는 기준이 달라 이번 보도에도 많은 항의(?)가 있었습니다. LH의 민간 공동 프로젝트 또는 민자 발전사의 EPC는 전통적인 공공공사로 볼 수 없다며 실적 집계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측과 이것도 엄연히 발주처가 공기업이거나 입찰을 통해 수주하는 만큼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이 엇갈린 거죠. 지난해 실적 보도는 최근 공공시장이 다변화되는 양상을 반영해 후자의 처지에서 다뤘는데, 전자대로라면 계룡건설이 지난해 공공부문 1위가 되거든요.

봉= 아무튼 대세는 대형사들의 공공부문 수주가 열세를 보이고, 중견사들이 진격한 한 해였다는 거지요. 물론 많은 수주보다는 수익성을 갖춘 일감을 얼마나 많이 수주했느냐가 더 중요하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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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을미년 새해를 맞는 독자들에게 덕담 한 마디 

봉= 모처럼 건설업계도 올해는 좀 희망차게 출발해볼까 했는데, 연말 동부건설의 법정관리 소식에 다시 분위기가 가라앉았습니다. 그래도 포기할 순 없겠죠. 적어도 올해는 지난해보다는 좀 나아졌으면 좋겠네요.

채= 과거에는 연말연시 공공공사 영업맨들과 무조건 “새해는 수주 많이 하세요”란 인사를 나눴는데, 요즘에는 바뀌었어요. 많지만 부실한 수주실적보다는 적어도 알찬 일감을 수주해야 생존할 수 있는 상황이니까요. “독자분들, 올해는 모두 우량 일감만 골라 많이 수주하시길 바랍니다.”

 공공건설 시장은 여느 해보다 희망과 기대, 우려가 교차하는 해이다. 건설관련 제도의 방향에 따라 시장의 판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수많은 문제점을 드러낸 최저가낙찰제, 실적공사비 등의 개선에 대한 공통분모가 형성됐다. 올해는 디테일을 만들어 가는 해이다. 디테일은 공감과 교감을 통해 완성된다. 정부는 물론 산ㆍ학ㆍ연이 모두 머리를 맞대야 명실상부한 공공의, 공공에 의한, 공공을 위한 공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담배 한 대 입에… 아참! 올해부터 공공공사 입찰에서는 금연입니다.

 진행 = 박봉식 산업1부장 par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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