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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 납품단가 연동제…원도급자 처벌에 치중, 중소 건설사 걸리면 폐업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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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252회 작성일 23-09-13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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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동제 적용하지 않도록 합의 강요하면 벌점 5.1점
10점 넘으면 영업정지…2번 어기면 건설시장서 퇴출


[대한경제=정석한 기자] 내달 시행을 앞둔 ‘납품단가 연동제’(이하 연동제)를 놓고 건설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원도급자(원도급업체)가 수급사업자(하도급업체)에 연동제를 적용하지 않도록 합의를 강요하는 탈법행위에 대해 벌점 5.1점 부과라는 초강수를 둔 탓이다. 하도급 벌점이 5점 이상이면 공공공사 입찰참가 제한, 10점 이상이면 영업정지라는 점을 감안할 때 사실상 ‘원ㆍ투스트라이크 아웃’에 해당한다.

건설업계는 연동제가 처음 도입되는 만큼 현장에서 많은 혼선이 생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건설산업기본법, 건설기술진흥법 등 타 법령도 벌점이 최대 3점에 불과하다는 측면에서 5.1점은 현저히 벌점 수위가 지나치게 높은 측면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회 어기면 공공입찰 제한…중소 건설사 사망선고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 1월 상생협력법, 7월 하도급법 개정에 따라 연동제가 내달 4일부터 시행된다.

연동제는 하도급대금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원재료가격이 약정비율(10% 내) 이상 변동하면 원도급자가 하도급대금을 조정해주는 게 골자다. 단 양측이 연동제를 적용하지 않기로 합의한 경우는 제외된다. 공정위는 개정된 하도급법의 구체적인 내용을 사항을 정하는 하도급법 시행령 개정안을 올 7월 26일 입법예고했다.

공정위가 연동제 시행에 나선 것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영향으로 원재료가격이 급등하면서 기존 납품단가 조정협의제도 등으로는 정상적인 하도급 질서를 유지하기가 충분치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공정위는 연동제 미이행 관련 탈법행위에 대해 5.1점을 부과하기로 하면서 건설업계의 공분을 사고 있다.

하도급 벌점이 5점 이상이면 공공입찰이 제한되는데, 1회 부과만으로 공공공사 비중이 높은 건설사(원도급자)엔 폐업에 이르게 할 정도의 파괴적인 처분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중소 건설사의 경우 공공공사 의존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피해가 크기 때문에 ‘중소기업의 보호육성’이라는 법 취지와도 배치된다고 건설업계는 말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제값 주고 제대로 일하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연동제의 취지는 이해한다”며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모르는 상황에서 1회 어길 시 공공입찰 제한, 2회 영업정지 등의 강력한 처분은 ‘원도급사 죽이기’로 밖에 읽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건설업계는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사태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만약 연동제 적용 여부 협의 시 원도급자 담당자의 개인적 일탈로 인해 거짓자료를 제출하고 이를 근거로 연동하지 않기로 했는데, 수급자업자가 이를 알고 신고할 경우’에도 5.1점이 부과되는 것인지 등에 대한 궁금증도 나온다.

/건산법, 건기법 등 벌점 대비 지나치게 수위 높아

기존 하도급법상 5.1점을 부과되는 사례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연동제 미이행 관련 탈법행위의 벌점수준이 지나치게 높다고 건설업계는 지적한다.

실제로 공정위는 ▲하도급대금의 부당결정 ▲부당감액 ▲기술자료 유용 ▲보복행위 등으로 고발된 경우에만 5.1점을 부과해 왔다. 이 모두 행위유형이 명확하며, 수급사업자 피해정도가 매우 큰 데다, 고의성이 짙으므로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판단해 최고 수위의 벌점을 부과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연동제 미이행 관련 탈법행위가 기존 5.1점을 부과하는 사안만큼 하도급질서를 저해하고, 죄질이 나쁜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판단과 근거가 필요하다”며 “10월 현장에서 적용될 경우 그 후폭풍은 예측할 수 없을 정도”라고 토로했다.

일각에서는 5.1점이 건산법, 건기법 등의 벌점 대비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도표 참조>

건산법의 경우 산업재해사실 은폐의 교사ㆍ공모 등 피해정도와 고의성이 상당한 경우에도 1회 위반 시 벌점이 3점에 그친다. 이마저도 국토부가 동기 등을 고려해 과징금으로 처벌할 수 있다.

건기법 역시 부실시공의 정도에 따라 1건당 최대 3점씩 부과한다. 하지만 입찰참가제한 기준이 20점으로 매우 높아 여러번 위반해야만 실질적인 제한을 받는다.


정석한 기자 jobize@ <대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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