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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ㆍ공사비 절감만 중시하는 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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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933회 작성일 15-02-24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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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및 품질, 환경관리는 등한시…부실시공ㆍ안전사고로 이어져

공기ㆍ공사비 절감만 중시하는 관행

 안전 및 품질, 환경관리는 등한시…부실시공ㆍ안전사고로 이어져

 #1. 지난 11일 사당종합체육관 신축공사장의 천장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작업반장 윤모씨가 현장을 벗어난 가운데 인부들은 다가올 설 연류를 고려해 공기를 단축하려고 천장 슬래브 거푸집에 콘크리트를 한꺼번에 붓다가 지붕이 하중을 견디지 못해 브이(V)자로 꺾여 무너져 내렸다.

 #2. 지난 2013년 거짓 품질시험 성적서를 발급하다 적발된 경기지역의 K사는 서울지방국토관리청으로부터 품질검사전문기관 등록 취소처분을 받았다. 이어 K사는 서울행정법원 행정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으나 기각돼자 법인명과 대표이사만 바꿔 같은 장소에서 다시 등록해 영업하고 있다.

 삼풍백화점과 성수대교 붕괴.

 국내 건설사에 얼룩진 대표적인 부실 시공 사례들로 중등교육과정 기술 교과서에도 건축과 토목분야를 대표해 수록되어 있다.

 정부는 부실 시공을 차단하기 위해 각종 대책을 쏟아냈지만, 지난 해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와 판교 환풍구 추락에 이어 최근 사당종합체육관 신축공사장 붕괴까지 건설현장의 안전사고는 멈추지 않고 있다.

 이는 과잉 경쟁 속에 박한 공사비로 수주하거나 보다 많은 이윤을 남기기 위해 무리하게 공사비와 공사기간을 줄이려는 잘못된 관행에서 비롯된다.

 이번 사당종합체육관 붕괴 사고도 다가올 설 연휴를 고려해 공기를 단축하려고 콘크리트를 한꺼번에 부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현장은 지난 해 10월 서울시 품질시험소의 품질검사에서 균열관리계획을 수립하지 않았다고 지적받고, 이후 서울시가 지적사항 보완 여부를 확인하지 않는 등 안전관리 시스템에 허점을 드러냈다.

 이 처럼 공기와 공사비 절감 관행에 인력과 비용을 수반하는 안전 및 품질, 환경관리는 등한시하는 관행이 겹쳐 안전사고로 이어진 것이다.

 최근 모 건설사의 시공기술 발표회에서 한천구 한국건축시공학회장(청주대 건축공학과 교수)은 “세상 모든 건설사는 태고적부터 이윤 창출을 위해 공사비와 공기를 줄이려고 노력해왔다”고 말한 바 있다.

 이로 인해 규모가 크든 작든 모든 건설사들은 보다 적은 비용과 기간에 시공물을 완성하려는 공법과 신기술을 개발하거나 적용하고, 이를 달성한 현장소장은 우대하지만 그렇지 못한 이는 불이익을 준다.

 이 처럼 건설업계에 공기와 공사비 단축만을 중시하는 관행이 팽배함에 따라 시공분야 기술자들은 사내에서 입지가 탄탄한 반면 안전 및 품질, 환경관리분야 기술자들은 홀대를 받고 있다.

 대형사의 품질관리 담당자는 “건설현장은 공기와 공사비 단축이 지상과제인데 안전과 품질, 환경관리는 이에 반하는 측면이 있어 어려움이 많다”며 “최근에야 인식이 바뀌어 예전보다 나아졌지만 한순간 잘못으로 사고라도 발생하면 이에 대한 책임을 떠안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전국에 184개의 품질 검사 업체 또는 기관이 난립하고, 시험 수수료도 현실과 동떨어지다 보니 허위 품질 시험ㆍ검사 성적서 발급이 난무해 안전사고 발생이 상존하고 있다.

 한국건설품질협회 임동균 부회장은 “품질 시험ㆍ검사 수요의 4배에 달하는 업체가 영업하다보니 경영상태는 엉망이고, 민간업체의 최근 2년간 신규 시험장비 발주도 2곳에 불과한 실정”이라며 “이렇다보니 시험 수수료 덤핑은 관행화된지 오래됐고, 장비 부족, 고장 및 숙련시험 인력 부족 등으로 시험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업체도 전국에 10여개 밖에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상당수 업체들은 제대로 시험해서 건설 KALS시스템에 올려 놓은 다른 업체의 시험 성과를 그대로 베껴 마치 시험한 것처럼 허위로 시험성적서를 발급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시험 수수료도 국토부 담당 사무관이 몇 차례 레미콘공장과 철도시설공단 시험실을 방문했을 뿐 제대로 된 검증작업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산출해 제대로 된 시험 수행이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채희찬기자 ch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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