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P 하락 직격탄, 위기의 민간발전사…해법은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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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1,341회 작성일 15-03-24 10:04본문
신규 고효율 발전기도 1∼2년 새 마이너스 수익 우려
업계, “CP 현실화 등 시장안정화 위한 제도개선 시급”
#1 충남 당진에 LNG복합 발전소를 운영하는 A사 관계자는 올해 사업계획을 생각하면 머리가 아프다. 아무리 계산을 해도 마이너스 수익을 벗어나기 힘들기 때문이다. 지난해 평균 40% 넘었던 2호기(500㎿)의 가동률은 한자릿수로 떨어졌다. A사 관계자는 “차라리 가동을 하지 않는 것이 수익성 측면에서 이득이다. 그러나 제약발전 상 불가능하다. 현재로서는 발전기를 돌릴수록 적자 폭이 커지는 상태”라고 토로했다.
#2 경기도 포천의 B사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지난해 발전소 완공으로 고효율 발전기를 보유한 까닭에 평균 가동률은 50%를 상회한다. 그러나 발전소 건설 계획 당시 예상수익률과는 현격히 차이가 난다. B사 관계자는 “계획 당시 보수적으로 SMP 129원에 가동률을 80% 중반대로 잡았다. 그러나 SMP는 110원대로 떨어졌고, 가동률은 30%p 가까이 축소됐다. 올해까지는 근근히 버틸 수 있겠지만 내년에는 손실로 돌아설 것”이라고 우려했다.
끝 모를 SMP(계통한계가격) 하락이 민간발전사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불과 2∼3년 전만 하더라도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던 LNG복합은 지금 ‘애물단지’로 전락한 모습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MP는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급격히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2012년 7월 1㎾h당 184.64원이었던 SMP는 올해 들어 110원대로 주저앉았다. 110원대 SMP는 2011년 8월(116.09원) 이후 3년 7월만이다.
한국전력이 전력시장에서 구입하는 도매가격인 SMP의 하락은 크게 두 가지 원인으로 분석된다. 우선 유가 하락에 따른 연료비 하락이 영향을 미쳤다. 2013년 6월 서부텍사스유 기준 1배럴당 106.91달러였던 유가는 이달 들어 43달러 수준으로 급락했다.
여기에 전력예비율이 높아진 것도 한몫하고 있다. 지난 1월 최대전력수요는 전년 동월 대비 1.4% 증가한 7780만㎾인 반면 당시 공급능력은 9050만㎾로 예비율은 16.3%를 기록했다. 정지됐던 원전의 재가동과 석탄 화력의 가세로 공급능력이 높아지면서 SMP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한국전력이 전력시장에서 구입하는 도매가격인 SMP는 하루 전 입찰시장에서 예측수요를 충족시키는 마지막 발전기의 비용을 기준으로 한다. 쉽게 말해 가장 발전원가가 높은 발전기가 기준이다. 기저발전원인 원전과 석탄이 많이 가동될수록, 고효율 발전기가 많이 돌수록 SMP는 하락하기 마련이다.
한전에 전력을 판매하는 발전사, 특히 연료비가 상대적으로 비싼 LNG발전기를 대부분 보유하고 있는 민간발전사들의 수익은 SMP 하락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A사의 경우 2호기는 SMP가 평균 140원대였던 지난해 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지난해 2호기의 연간 가동률은 40% 정도. 올해 1∼2월의 가동률은 3% 수준에 불과하다. A사 관계자는 “올해 2호기는 CP(용량요금)으로 연명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대로라면 적자는 불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CP는 발전소의 투자 보조금 격으로, 실제 발전기의 가동 여부에 관계없이 전력시장에서 발전소에 지급하는 금액을 지칭한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 SMP가 더 떨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업계 전문가는 “현재 건설 중이거나 계획 중인 원전ㆍ석탄 등 대규모 기저발전원이 대거 시장에 편입될 경우 SMP는 계속 하락할 것이며, LNG복합의 가동률 또한 지속적으로 감소될 것”면서, “현재 상황대로라면 LNG복합은 신규 건설되는 고효율 발전기들로 인해 고사당하는 행태가 되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B사의 경우처럼 현재 고효율 발전기라 하더라도 1∼2년 사이 새로 등장하는 발전기에 급전순위가 밀려 수익은커녕 투자비용도 뽑지 못하고 밀려날 것이라는 이야기다.
정상화 방안은 없나…업계, “CP 현실화 등 제도 개선 시급”
SMP 하락은 전기소비자 입장에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다. 전기요금 인하 요인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규모 투자를 한 발전사 입장에서는 사업을 접을 위기에 놓여 있는 게 사실이다. 발전사들이 사업을 접는다면 또 다시 전력수급난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9.11 순환정전 이후 2∼3년간 SMP 급등으로 민간발전사들이 엄청난 수익을 봤기 때문에 이번에는 조정기를 거치는 것”이라는 논리를 펴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전력수급난을 주기적으로 되풀이하자는 이야기밖에 들리지 않는다.
또 다른 업계 전문가는 “전력산업은 국가 기간산업이다. 전력시장은 기본적으로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 하더라도 어느 정도 산업이 굴러갈 수 있는 기반은 마련되어야 한다”면서, “CP 현실화나, 기저발전원의 가동률을 떨어뜨리는 급전순위 변경, 전력판매계약(PPA)와 비슷한 정부승인차액제도 등 LNG복합이 적정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회훈기자 hoony@
업계, “CP 현실화 등 시장안정화 위한 제도개선 시급”
#1 충남 당진에 LNG복합 발전소를 운영하는 A사 관계자는 올해 사업계획을 생각하면 머리가 아프다. 아무리 계산을 해도 마이너스 수익을 벗어나기 힘들기 때문이다. 지난해 평균 40% 넘었던 2호기(500㎿)의 가동률은 한자릿수로 떨어졌다. A사 관계자는 “차라리 가동을 하지 않는 것이 수익성 측면에서 이득이다. 그러나 제약발전 상 불가능하다. 현재로서는 발전기를 돌릴수록 적자 폭이 커지는 상태”라고 토로했다.
#2 경기도 포천의 B사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지난해 발전소 완공으로 고효율 발전기를 보유한 까닭에 평균 가동률은 50%를 상회한다. 그러나 발전소 건설 계획 당시 예상수익률과는 현격히 차이가 난다. B사 관계자는 “계획 당시 보수적으로 SMP 129원에 가동률을 80% 중반대로 잡았다. 그러나 SMP는 110원대로 떨어졌고, 가동률은 30%p 가까이 축소됐다. 올해까지는 근근히 버틸 수 있겠지만 내년에는 손실로 돌아설 것”이라고 우려했다.
끝 모를 SMP(계통한계가격) 하락이 민간발전사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불과 2∼3년 전만 하더라도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던 LNG복합은 지금 ‘애물단지’로 전락한 모습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MP는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급격히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2012년 7월 1㎾h당 184.64원이었던 SMP는 올해 들어 110원대로 주저앉았다. 110원대 SMP는 2011년 8월(116.09원) 이후 3년 7월만이다.
한국전력이 전력시장에서 구입하는 도매가격인 SMP의 하락은 크게 두 가지 원인으로 분석된다. 우선 유가 하락에 따른 연료비 하락이 영향을 미쳤다. 2013년 6월 서부텍사스유 기준 1배럴당 106.91달러였던 유가는 이달 들어 43달러 수준으로 급락했다.
여기에 전력예비율이 높아진 것도 한몫하고 있다. 지난 1월 최대전력수요는 전년 동월 대비 1.4% 증가한 7780만㎾인 반면 당시 공급능력은 9050만㎾로 예비율은 16.3%를 기록했다. 정지됐던 원전의 재가동과 석탄 화력의 가세로 공급능력이 높아지면서 SMP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한국전력이 전력시장에서 구입하는 도매가격인 SMP는 하루 전 입찰시장에서 예측수요를 충족시키는 마지막 발전기의 비용을 기준으로 한다. 쉽게 말해 가장 발전원가가 높은 발전기가 기준이다. 기저발전원인 원전과 석탄이 많이 가동될수록, 고효율 발전기가 많이 돌수록 SMP는 하락하기 마련이다.
한전에 전력을 판매하는 발전사, 특히 연료비가 상대적으로 비싼 LNG발전기를 대부분 보유하고 있는 민간발전사들의 수익은 SMP 하락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A사의 경우 2호기는 SMP가 평균 140원대였던 지난해 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지난해 2호기의 연간 가동률은 40% 정도. 올해 1∼2월의 가동률은 3% 수준에 불과하다. A사 관계자는 “올해 2호기는 CP(용량요금)으로 연명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대로라면 적자는 불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CP는 발전소의 투자 보조금 격으로, 실제 발전기의 가동 여부에 관계없이 전력시장에서 발전소에 지급하는 금액을 지칭한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 SMP가 더 떨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업계 전문가는 “현재 건설 중이거나 계획 중인 원전ㆍ석탄 등 대규모 기저발전원이 대거 시장에 편입될 경우 SMP는 계속 하락할 것이며, LNG복합의 가동률 또한 지속적으로 감소될 것”면서, “현재 상황대로라면 LNG복합은 신규 건설되는 고효율 발전기들로 인해 고사당하는 행태가 되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B사의 경우처럼 현재 고효율 발전기라 하더라도 1∼2년 사이 새로 등장하는 발전기에 급전순위가 밀려 수익은커녕 투자비용도 뽑지 못하고 밀려날 것이라는 이야기다.
정상화 방안은 없나…업계, “CP 현실화 등 제도 개선 시급”
SMP 하락은 전기소비자 입장에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다. 전기요금 인하 요인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규모 투자를 한 발전사 입장에서는 사업을 접을 위기에 놓여 있는 게 사실이다. 발전사들이 사업을 접는다면 또 다시 전력수급난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9.11 순환정전 이후 2∼3년간 SMP 급등으로 민간발전사들이 엄청난 수익을 봤기 때문에 이번에는 조정기를 거치는 것”이라는 논리를 펴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전력수급난을 주기적으로 되풀이하자는 이야기밖에 들리지 않는다.
또 다른 업계 전문가는 “전력산업은 국가 기간산업이다. 전력시장은 기본적으로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 하더라도 어느 정도 산업이 굴러갈 수 있는 기반은 마련되어야 한다”면서, “CP 현실화나, 기저발전원의 가동률을 떨어뜨리는 급전순위 변경, 전력판매계약(PPA)와 비슷한 정부승인차액제도 등 LNG복합이 적정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회훈기자 hoo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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