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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 입찰제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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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942회 작성일 15-03-04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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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가→최고가치낙찰제’로 전환 잇따라

美ㆍ英 등 총생애주기 비용 최소화에 초점

 영국, 미국 등 선진국은 20년 전인 1990년대부터 입찰제도를 ‘가격’에서 ‘가치’로 전환해 왔다. 가격 경쟁에 따른 입찰제도가 시공비와 유지비 등을 고려하면 비용이 더 투입되는등 투자 효율성이 낮은 데 따른 개선책이다.

 이들 국가가 공통으로 채택한 입찰은 ‘최고가치낙찰제’였다. 세부적인 시공사 선정 방식은 일부 차이가 있지만, 초기 투입비용을 최소화하기보다 유지관리비를 포함한 총 생애주기 비용을 최소화해 문제를 개선하자는 인식은 같았다.

 영국ㆍ미국 등 총생애주기 비용 고려한 제도 구축

 영국은 1990년대 이전 최저가격으로 입찰 경쟁을 진행해 시공사를 선정했다. 이 과정에서 시공사는 수익성이 악화됐고, 경영 악화에 내몰린 시공사는 발주처와 계약 서류ㆍ설계 미흡 등에 따른 클레임을 확대했다.

 이러한 갈등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고, 영국 정부는 1993년 민간 공동위원회를 구성하며 입찰제도 개선에 나섰다. 이를 바탕으로 2000년부터 최저가낙찰제 대신 총생애주기 비용에 기반한 ‘Best value for money(최고가치낙찰제)’를 마련, 정책을 운영해오고 있다.

 미국은 1994년부터 국가건설목표(NCG : National Construction Goal)를 설정하고, 공기 50% 단축 등을 목표로 건설산업 혁신을 추진했다. 그러다 최저가낙찰제가 ‘거짓 효율성(False economy)’을 초래할 수 있다는 문제가 부상했고, 미국 연방우정국과 육군, 해군, 퇴역군인부, 연방교도소 등까지 최고가치낙찰 제도 운영 절차와 지침을 도입했다.

 이들 국가는 특히 과거 유사사업의 입찰단가와 계약단가, 이를 가공한 평균값 등으로 마련한 실적공사비를 엔지니어ㆍ적산사의 예정가격 판단을 위한‘참고용’으로만 활용하는 특성도 갖췄다.

 선진국 문화 특성 이해 중요

 이 같은 변화에 발맞춘 창조적인 입찰 제도와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안도 이어지고 있다. ‘안전’과 ‘품질’ 그리고 건설업체의 ‘인재 양성’과 ‘기술 개발’ 을 진작시키는 동시에 페이퍼컴퍼니 양산, 면허 대여, 일괄 하도급 등 불법적인 요소를 근절시킬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사전논의 과제는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미국 등 선진국의 제도성립 과정의 역사와 문화적 차이의 올바른 이해다.

 이들 국가는 다민족이라는 특성에 따라 공사입찰 과정에서 비리와 부정이 자연스럽게 걸러졌지만, 우리나라와 중국 등은 여전히 혈연, 지연, 학연 등으로 인과관계가 얽힌 특징이 있다.

 선진국의 입찰 제도는 산업혁명 이후 200∼300년에 걸쳐 선진국 시민의식 의 성숙도를 통해 갖춰졌다는 특성도 고려해야 한다.

 호주나 독일은 전문건설사의 경쟁력이, 미국이나 영국, 일본 등은 종합건설사의 경쟁력이 강화돼온 건설문화 특징 등을 제대로 읽어야 우리나라 건설산업의 입찰제도와 정책의 백년대계를 마련할 수 있다는 의미다.

 최민수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가 입찰 제도를 만들고 운영한 경험은 해방 이후 40∼50년밖에 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선진국 제도를 그대로 적용하는 것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일괄 개선 방안을 찾기보다 큰 방향성을 갖추고 5∼10년 주기의 중장기 계획을 세워 개선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한형용기자je8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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