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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는 기술형입찰, 건설산업 성장판이 닫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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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990회 작성일 15-03-09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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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ㆍ설계 경쟁력 후퇴…사회적비용 손실은 눈덩이

 유찰ㆍ유찰ㆍ유찰, 기술형입찰시장이 파행을 거듭하며 우리 건설산업의 성장판이 닫혀가고 있다.

 기술형입찰은 말 그대로 가격 보다 설계능력 및 기술력을 우선시하는 입찰(계약)방식으로, 글로벌 건설시장에서 일반화된 EPC(설계시공 구매ㆍ조달 일괄입찰)의 원형적 모델이라 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70년대 최초 도입되 90년대 이후 확산된 턴키(설계시공 일괄입찰)ㆍ대안과 2000년대 후반 등장한 기술제안이 대표적으로, 지난 수십년간 업계의 수주경쟁력 제고를 위한 디딤돌 노릇을 해왔다.

 하지만 작금의 기술형입찰은 낙찰을 받아도 시공적자를 초래할 수 있는 애물단지 혹은 기피대상으로 전락했다.

 기술력 업그레이드를 위한 시도와 도전도 맥이 끊겼고, 글로벌시장이 원하는 기획 및 설계, 시공, 관리 등 토털 솔루션을 갖출 수 있는 기회도 점점 사라지고 있다.

 여기에 국책사업이나 지역숙원사업과 같은 대형공사에 적용되는 기술형입찰의 파행은 산업 경쟁력 후퇴와 더불어 막대한 경제ㆍ사회적 손실을 초래하고 있다.

 당장 체감할 수 있는 피해규모가 드러나지 않고 있을 뿐, 끊이지 않는 유찰사태가 가져온 유ㆍ무형의 피해는 이미 상식선을 뛰어 넘는다는 게 업계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 철도나 상하수도 등 사회기반시설 공사가 지연되면서 지역간 반목현상이 나타나고 민원이 속출하는 등 불필요한 사회적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또 잇단 재공고와 재검토로 인한 행정력은 낭비되고 있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입찰에 참가한 업체들은 적반하장격 인력 및 비용손실만 떠안고 있다.

 이같은 ‘비정상’이 벌써 2년이 넘게 지속되고 있지만 정부와 발주기관들은 안일한 태도로 일관하며 제기능을 상실하고 있는 기술형입찰을 방치하고 있다.

 시장의 명맥이 완전히 끊겨버리기 전에 정상화를 위한 적극적인 관심과 대책이 요구된다.

   봉승권기자 sk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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