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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급금’은 애물단지? 보증수수료 부담에 건설사들 기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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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1,286회 작성일 15-03-16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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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역경기 활성화와 경기부양을 위해 관급공사에 지급하는 선급금을 건설사들이 기피하고 있다. 수령하는 대로 하도급업체에 넘겨야 하기 때문에 당장 손에 쥐는 게 없는데다 보증 수수료마저 비싸 부담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건설사들의 선급금 이용 저조로 건설공제조합과 전문건설공제조합의 선급금 보증수수료가 크게 감소하고 있다.

 건설공제조합의 선급금 수수료는 2010년 670억원에서 2011년 614억원, 2012년 508억원, 2013년 472억원, 2014년 412억원으로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전문조합의 선급금 수수료도 162억원으로 전년(235억원) 대비 31.2%나 감소했다. 선급금 보증이란 건설사가 도급받은 공사와 관련해 발주처에서 수령하는 선급금의 반환 채무를 보증하는 것을 말한다.

 정부는 예산을 조기 집행, 건설업계의 유동성을 터주기 위해 선급금제도를 도입했지만 건설사들은 선급금이 되레 경영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불만을 제기한다.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라 공사 발주자에서 대금을 받은 뒤 15일 이내 하청업체에 선급금을 지급해야 한다.

 T건설 사장은 “예전에는 선급금을 받으면 운영자금으로 이용하거나 현장에 투입했지만 지금은 받아봐야 그 비율만큼 하도급업체에 줘야 해 남는 게 많지 않다”고 말했다.

 더욱이 건설조합들이 선급금 공동관리제도를 운영하면서 건설사들은 선급금을 자금 회전하는 데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조합들은 선급금이 다른 용도로 유용돼 보증 사고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선급금을 공동 관리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1% 가까운 높은 보증수수료 부담을 떠안고 있다. 건설공제조합의 선급금 보증수수료 기본 요율은 0.95%로 계약보증(0.4%) 하자보증(0.45%)보다 2배 이상 높다. 공사이행 보증수수료율(0.7%), 하도급대금보증수수료율(0.8%)보다도 높은 것이다.

 조합 관계자는 “선급금 보증은 일반적인 보증과 달리 발주처가 지급한 현금에 대한 보증이다 보니 리스크가 크다”면서 수수료가 비싼 이유를 설명했다.

 건설업계는 수수료 부담이 큰 만큼 하도급업체에 지급한 선급금만큼은 보증 수수료를 감면(공제)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하도급업체들이 전문조합에서 선급금 보증서를 발급받고 있어 동일한 선급금에 대해 원도급사와 하도급사가 보증 수수료를 두번 부담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건설사 관계자는 “하도급업체에서 받은 선급금 보증서를 첨부하면 건설공제조합은 이 금액만큼 수수료를 환불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합은 건설사들이 이중 수수료를 부담하는 것은 불합리하고 보고 보증수수료 규정을 개정해 지난 2011년 11월 ‘선급금 수수료 50% 환불 조항’을 반영했다. 그러나 실제 지점 창구에서는 규정 내용이 반영되지 않고 있다. 전문조합이 발급한 선급금 보증서의 보증채권자 자격을 원도급사에서 건설공제조합으로 양도해야 하는데 전문조합이 양도를 해주지 않고 있어서다.

 건설공제조합 관계자는 “보증 수수료는 사고시 보증금 지급을 위해 쌓아놓는 일종의 준비금”이라며 “ 전문조합 보증서 금액 만큼 수수료를 환불해 주려면  대위 변제시 구상권을 행사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전문조합이 채권양도를 해주지 않아 구상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원정호기자 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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