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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 잃은 건설정책>'생떼'주장에 흔들리는 국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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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898회 작성일 15-04-21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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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한선 기준치 수시 확대 '의제 부대공사'가 대표적

<중>오락가락 건설산업정책

 정부의 건설정책이 생떼를 쓰는 억지주장을 제도화해주는 이른바 ‘떼법’에 따라 흔들리고 있다.

 건설산업기본법상 ‘의제(擬制) 부대공사’가 대표적이다. 2종 이상의 전문공사가 복합된 공사 가운데 공사예정금액이 3억원 미만이고 주공종 비율이 50%이상인 경우에는 전문건설업체에 발주할 있도록 한 제도다. 종합건설업과 전문건설업의 영업범위를 제한하고 있는 건설산업기본법의 예외조항 가운데 하나다.

 의제 부대공사는 1989년 최초 도입 당시 공사예정금액 상한선이 4000만원이었다. 하지만 전문업계의 확대 목소리에 따라 1993년(6000만원)과 1994년(7000만원)을 거쳐 1997년 1억원으로 상향조정됐다. 이어 2005년에 2억원, 2007년에 3억원으로 각각 기준이 올라갔다. 4000만원에서 1억원이 되는데 8년, 다시 1억원에서 2억원으로 올라가는데 8년이 걸린 셈이다. 하지만 2억원에서 3억원이 되기까지는 단 2년이면 충분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산법 16조의 영업범위 규제완화 카드를 생떼를 써서 기준치를 수시로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소방시설공사 분리발주 의무화도 떼법의 대표주자다. 국회 회기가 바뀔 때마다 대표 발의한 의원의 이름만 바꿔 매번 등장하는 단골손님이다. 소방시설공사업법 개정을 통해 소방시설공사도 전기공사, 정보통신공사와 같이 분리발주를 하도록 하고, 위반시에는 일정 금액의 벌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번번이 입법화에 실패하고 있지만 소방공사업계의 건의를 받은 의원들이 관행처럼 개정안을 내놓고 있다. 이 개정안은 19대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에서도 여야 간 의견차로 심의가 보류된 상태다. 가장 큰 이유는 하자가 발생할 경우 책임소재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원도급자가 하도급대금과 자재ㆍ장비 대금을 보증하는 ‘포괄대금지급 보증제’ 역시 억지주장으로 만들어진 제도로 꼽힌다. 2011년 제정돼 그해 11월말부터 시행됐지만 4년여간 실적이 없어 유명무실한 제도로 전락했다. 계약당사자인 하도급자가 마땅히 져야 할 책임을 원도급자에게 전가시킨다는 비판을 받았다. 더구나 실효성도 떨어져 건설기계업자들의 임대료 체불방지를 위한 보완책도 되지 못했다. 결국 지난해 9월 김성태 의원이 대표발의한 건산법 개정안을 통해 폐지를 위한 심의 절차를 밟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수주산업인 건설업의 특성상 제도개선에는 면밀한 검토와 오랜 논의과정이 필요한데 상대적으로 국토부가 조정자로써 제역할을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이러다간 건설산업에도 일명 ‘떼법 방지법’을 만들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태형기자 k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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