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전쟁' 해외건설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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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949회 작성일 15-08-13 15:32본문
위안화가치 하락 힘입은 中건설사
가격경쟁력 앞세워 수주영토 확장
韓 건설사 입지 갈수록 불안해져
초유의 위안화 평가절하 등 전 세계가 환율전쟁에 돌입하면서 우리 건설사의 해외수주 환경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
12일 해외건설협회 정보서비스에 따르면 현재까지 집계된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284억5323만달러로 지난해 동기(412억4168만달러) 대비 7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저유가 기조로 인해 중동지역의 발주가 지연되면서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중동지역 수주액은 259억4566만달러였지만 올해는 현재까지 82억2746만달러에 불과하다.
문제는 환율 등 갈수록 예측하기 힘든 거시경제 변수가 우리 건설사를 옥죄고 있다는 점이다.
1994년 1월 제한적인 환율변동을 허용한 이래로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11일 위안화 가치를 사상 최대 폭인 1.86% 내린 데 이어, 12일 또다시 위안화를 1.62% 평가절하했다. 중국 당국의 예상치 못한 행보에 아시아 금융시장은 패닉 상태에 빠졌고 태국 바트화, 싱가포르 달러, 필리핀 페소화 등 개도국의 화폐가치도 동조화 현상을 보이며 수년 사이 최저치로 하락했다.
중국의 이번 조치는 자국의 경기부양을 겨냥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미국 등 주변 국가들은 환율전쟁을 통해 자국 상품의 수출을 늘리려는 데 목적이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중국의 수출액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증가세는 최근 둔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06년에는 수출액이 전년 대비 27.2% 증가했지만 증가세는 계속 감소, 지난해에는 6.0%에 그치고 말았다.
이에 따라 수출 증대를 노리는 중국 정부의 전략과 위안화 가치 하락에 힘입은 중국 건설사는 저가 공세를 더욱 거세게 밀어붙일 것으로 보인다.
김민형 건설산업연구원 건설정책연구위원은 “위안화 평가절하에 따라 인건비, 자재부문에서 중국 기업의 가격경쟁력이 향상될 것”이라며 “물론 제3국 인력을 고용하는 중국 기업도 많지만 자재부문에서는 수출 효과와 가격경쟁력 증대가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중국기업의 기술력은 한국기업과 대등하지는 않지만, 과거에 비해 기술력 향상에 성과를 이뤘고 금융마저 받혀주기 때문에 수주력은 한국과 비교해 5대5 정도까지 성장했다”고 덧붙였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해외에서 중국 기업들이 발주처에 어필하는 점은 기술력보다 가격이었는데, 기술력이 엇비슷한 수준에 달하면서 이제는 발주처가 ‘이왕이면 금융을 많이 끌어오는 중국업체’라는 인식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최근 중국 철도업계는 한ㆍ중ㆍ일 초미의 관심사인 14조5000억원의 말레이시아∼싱가포르 고속철도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저비용ㆍ짧은 공기’를 강하게 내걸고 발주처를 설득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아직 1∼2% 정도 평가절하했기 때문에 중국기업의 가격경쟁력에 당장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며 “다만 장기적인 추세로 놓고 보면 평가절하의 폭이 커질 위험도 있기 때문에 추세를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물론 베트남 등 개발도상국 등에서 낮은 기술력을 가진 중국 건설사들이 저가로 수주해 무책임하게 공사를 중단하거나 환경오염 문제를 일으켜 대외 인지도를 낮추기는 하지만, 기술력을 갖춘 대형 건설사에는 해외 유학파들이 현장 소장을 맡는 등 기술력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아울러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하반기에 출범할 것을 예고하면서 인프라 시장에서의 중국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해건협 관계자는 “일반적인 상황에서 분석하면 AIIB와 같은 다자간개발은행(MDB) 재원사업에서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PQ)를 통과하면 그때부터 가격경쟁력이 수주 측면에서 유리한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유럽, 일본 등 환율전쟁을 이미 시작했던 국가의 건설사들이 중동ㆍ아시아 지역에서 공격적인 시장 장악에 나서고 있어 한국 건설사의 입지는 불안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창 유로화가 약세라서 유럽 건설사들이 수주에 탄력을 받았을 때는 인건비가 높은 데도 불구하고 한국기업들보다 낮은 입찰가격을 제시해 수주한 경우도 있었다”며 “앞으로 위안화 절하가 누적될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지 hyun@
가격경쟁력 앞세워 수주영토 확장
韓 건설사 입지 갈수록 불안해져
초유의 위안화 평가절하 등 전 세계가 환율전쟁에 돌입하면서 우리 건설사의 해외수주 환경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
12일 해외건설협회 정보서비스에 따르면 현재까지 집계된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284억5323만달러로 지난해 동기(412억4168만달러) 대비 7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저유가 기조로 인해 중동지역의 발주가 지연되면서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중동지역 수주액은 259억4566만달러였지만 올해는 현재까지 82억2746만달러에 불과하다.
문제는 환율 등 갈수록 예측하기 힘든 거시경제 변수가 우리 건설사를 옥죄고 있다는 점이다.
1994년 1월 제한적인 환율변동을 허용한 이래로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11일 위안화 가치를 사상 최대 폭인 1.86% 내린 데 이어, 12일 또다시 위안화를 1.62% 평가절하했다. 중국 당국의 예상치 못한 행보에 아시아 금융시장은 패닉 상태에 빠졌고 태국 바트화, 싱가포르 달러, 필리핀 페소화 등 개도국의 화폐가치도 동조화 현상을 보이며 수년 사이 최저치로 하락했다.
중국의 이번 조치는 자국의 경기부양을 겨냥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미국 등 주변 국가들은 환율전쟁을 통해 자국 상품의 수출을 늘리려는 데 목적이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중국의 수출액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증가세는 최근 둔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06년에는 수출액이 전년 대비 27.2% 증가했지만 증가세는 계속 감소, 지난해에는 6.0%에 그치고 말았다.
이에 따라 수출 증대를 노리는 중국 정부의 전략과 위안화 가치 하락에 힘입은 중국 건설사는 저가 공세를 더욱 거세게 밀어붙일 것으로 보인다.
김민형 건설산업연구원 건설정책연구위원은 “위안화 평가절하에 따라 인건비, 자재부문에서 중국 기업의 가격경쟁력이 향상될 것”이라며 “물론 제3국 인력을 고용하는 중국 기업도 많지만 자재부문에서는 수출 효과와 가격경쟁력 증대가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중국기업의 기술력은 한국기업과 대등하지는 않지만, 과거에 비해 기술력 향상에 성과를 이뤘고 금융마저 받혀주기 때문에 수주력은 한국과 비교해 5대5 정도까지 성장했다”고 덧붙였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해외에서 중국 기업들이 발주처에 어필하는 점은 기술력보다 가격이었는데, 기술력이 엇비슷한 수준에 달하면서 이제는 발주처가 ‘이왕이면 금융을 많이 끌어오는 중국업체’라는 인식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최근 중국 철도업계는 한ㆍ중ㆍ일 초미의 관심사인 14조5000억원의 말레이시아∼싱가포르 고속철도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저비용ㆍ짧은 공기’를 강하게 내걸고 발주처를 설득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아직 1∼2% 정도 평가절하했기 때문에 중국기업의 가격경쟁력에 당장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며 “다만 장기적인 추세로 놓고 보면 평가절하의 폭이 커질 위험도 있기 때문에 추세를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물론 베트남 등 개발도상국 등에서 낮은 기술력을 가진 중국 건설사들이 저가로 수주해 무책임하게 공사를 중단하거나 환경오염 문제를 일으켜 대외 인지도를 낮추기는 하지만, 기술력을 갖춘 대형 건설사에는 해외 유학파들이 현장 소장을 맡는 등 기술력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아울러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하반기에 출범할 것을 예고하면서 인프라 시장에서의 중국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해건협 관계자는 “일반적인 상황에서 분석하면 AIIB와 같은 다자간개발은행(MDB) 재원사업에서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PQ)를 통과하면 그때부터 가격경쟁력이 수주 측면에서 유리한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유럽, 일본 등 환율전쟁을 이미 시작했던 국가의 건설사들이 중동ㆍ아시아 지역에서 공격적인 시장 장악에 나서고 있어 한국 건설사의 입지는 불안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창 유로화가 약세라서 유럽 건설사들이 수주에 탄력을 받았을 때는 인건비가 높은 데도 불구하고 한국기업들보다 낮은 입찰가격을 제시해 수주한 경우도 있었다”며 “앞으로 위안화 절하가 누적될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지 h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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