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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글로벌 금융경제, 불안감 커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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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858회 작성일 15-08-18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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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재채기를 한 번 하면 전 세계가 감기에 걸린다. 지난주 중국 정부가 단행한 위안화 가치 평가절하 조치에 전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을 치면서 다시 한 번 ‘중국 재채기’의 위력을 실감했다.

 한국은 다른 나라들보다 조금 더 심각하다. 몸살로 앓아누울 지경이다.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릴 만큼 중국 경기가 둔화되고 있다는 점은 경제협력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충격적인 소식이다.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 경제성장률이 떨어지면 한국과 말레이시아, 대만, 태국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하면서, 특히 한국 경제 운용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이 위안화 가치 하락을 통해 수출경쟁력을 높이면 대중(對中) 중간재 수출이 활기를 띄는 등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중국발 환율 전쟁이 격화될 경우 우리 기업들의 해외수출 여건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는 근심이 있다. 가계부채가 위험수위에 달한 우리 입장에서 추가 금리인하를 포함한 대응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문제는 중국 뿐만이 아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라는 악재가 1년 내내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9월이냐, 12월이냐 하는 선택만 남았다는 분석이 쏟아진다. 아무튼 임박했음이 분명하다. 올해부터 시작되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은 앞으로 2년 넘게 계속될 것이고, 2018년쯤에는 금리가 3%대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미국 금리인상은 신흥국에서 막대한 투자금이 빠져나가는 계기가 되기도 하겠지만,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가 반전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점에서도 심각한 위협이다. 금리 인하를 통해 겨우 부동산경기를 회복시키고 소비심리를 진작시킨 우리 입장에서는 어마어마한 부담이다. 가계빚은 엄청나게 늘었는데 금리를 다시 올려야 한다면 가계경제와 국가경제의 위축이 불보듯 뻔하다. 내년, 어쩌면 후년까지는 어떻게든 금리를 올리지 않고 버티겠지만 어차피 시간 문제다.

 원자재 가격의 약세도 근심스러운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무엇보다도 국제유가가 반등할 조짐이 없다.

 다소 안정 국면을 찾는 듯했던 국제유가는 다시 배럴당 40달러대로 내려앉았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산유국들이 감산을 거부하면서 산유량을 오히려 늘렸고, 저유가 속에서 경쟁관계에 있는 북미쪽 셰일가스도 생산이 늘고 있다. 중국경기 둔화로 수요는 줄었는데 생산은 더 늘고 있으니 유가 강세 전환은 요원해 보인다.

 저유가는 이미 건설업계가 체감하고 있듯이 중동 정유플랜트 발주시장의 침체를 불러온다. 벌써 수많은 대형 프로젝트 발주가 줄줄이 연기됐다. 수주물량 부족에 시달리는 경쟁국 건설사들의 가격경쟁도 심화될 수 있다. 사우디를 비롯해 중동ㆍ중남미 산유국들의 재정위기는 해외건설은 물론 국제 금융시장의 또다른 화약고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세계경제 9월 위기설’마저 불거지고 있다. 올 상반기 내내 국제 금융시장 분위기는 며칠마다 바뀌면서 낙관과 비관이 교차해왔는데 최근 분위기는 전반적인 위기의식으로 내몰리고 있다. 위기의식과 불안심리는 더욱 큰 비관으로 흐르고 다시 더욱 심각한 소비침체와 경기위축으로 번진다. 불안하다.

 비관적 전망이 가장 고조될 때가 투자할 때라는 말이 있다. 다들 지갑을 닫고 사업 구조조정과 보수적 긴축경영에 치중할 때가 신규 사업에 자금과 인력과 기술을 투자할 때라는 말이다. 그러나 지금이 바로 그런 시점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을 없을 것같다. 오리무중(五里霧中)이다. 참으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어려운 국면이다.

신정운 금융부장 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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