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합 적발땐 발주처에 일정액 손해배상”계약서에 명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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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993회 작성일 15-10-13 09:31본문
국가계약법령 개정안 입법예고…공정위 제재와 중복처벌 ‘논란’
내년부터 입찰담합으로 적발될 경우 발주기관에 일정금액의 손해배상액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을 계약서에 명시하도록 하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그렇지 않아도 입찰담합 건설사를 상대로 과징금 부과, 입찰참가자격제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등의 제재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손해배상액 예정 조항을 넣을 수 있도록 하면서 과잉·중복 처벌 논란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13일부터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개정안에는 발주기관이 입찰담합으로 적발된 건설사에 대해 일정금액의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하는 근거 조항이 신설됐다.
입찰담합을 하면 일정금액의 손해배상액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을 계약서에 담아 발주기관이 구체적인 손해금액에 대한 입증 부담 없이 민사책임을 추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기재부는 발주기관의 입증 책임을 경감하기 위해 손해배상액의 예정 조항을 포함할 수 있는 근거를 신설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은 정부와 발주기관의 행정 편의주의적 발상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금도 입찰담합으로 적발된 건설사들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을 부과받고 있다.
공정위의 과징금은 담합을 통해 얻은 부당이익을 환수하는 한편 금전적 제재의 성격을 동시에 갖는다.
또한 입찰참가자격제한 등의 행정처분을 통해 영업활동에 제약을 받는 것은 물론 발주기관과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휘말려 담합 손실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입찰담합에 따른 과잉·중복 처벌이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손해배상액의 예정 조항을 계약서에 담을 수 있도록 하면서 과잉·중복 처벌 논란이 재점화되는 분위기다.
우선 담합으로 인한 손실 정도 등을 정확하게 구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아직 발생하지 않은 담합 행위에 따른 손실금액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어려운 가운데 사전에 손해배상액을 정해놓는 것 자체가 행정 편의주의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겉으로는 손해배상액 예정 조항을 둬 입찰담합을 방지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만에 하나 입찰담합이 발생할 경우 미리 계약서에 명시한 손해배상액을 입증 책임 없이 물리겠다는 의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입찰담합으로 적발된 건설사들은 국가로부터는 과징금을 부과받고 발주기관으로부터는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당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손해배상액 예정 조항은 발주기관의 이중 처벌을 공식화하고 입증하기 어려운 손해배상액을 쉽게 받으려는 편의주의적 행정으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경남기자 knp@
그렇지 않아도 입찰담합 건설사를 상대로 과징금 부과, 입찰참가자격제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등의 제재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손해배상액 예정 조항을 넣을 수 있도록 하면서 과잉·중복 처벌 논란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13일부터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개정안에는 발주기관이 입찰담합으로 적발된 건설사에 대해 일정금액의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하는 근거 조항이 신설됐다.
입찰담합을 하면 일정금액의 손해배상액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을 계약서에 담아 발주기관이 구체적인 손해금액에 대한 입증 부담 없이 민사책임을 추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기재부는 발주기관의 입증 책임을 경감하기 위해 손해배상액의 예정 조항을 포함할 수 있는 근거를 신설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은 정부와 발주기관의 행정 편의주의적 발상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금도 입찰담합으로 적발된 건설사들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을 부과받고 있다.
공정위의 과징금은 담합을 통해 얻은 부당이익을 환수하는 한편 금전적 제재의 성격을 동시에 갖는다.
또한 입찰참가자격제한 등의 행정처분을 통해 영업활동에 제약을 받는 것은 물론 발주기관과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휘말려 담합 손실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입찰담합에 따른 과잉·중복 처벌이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손해배상액의 예정 조항을 계약서에 담을 수 있도록 하면서 과잉·중복 처벌 논란이 재점화되는 분위기다.
우선 담합으로 인한 손실 정도 등을 정확하게 구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아직 발생하지 않은 담합 행위에 따른 손실금액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어려운 가운데 사전에 손해배상액을 정해놓는 것 자체가 행정 편의주의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겉으로는 손해배상액 예정 조항을 둬 입찰담합을 방지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만에 하나 입찰담합이 발생할 경우 미리 계약서에 명시한 손해배상액을 입증 책임 없이 물리겠다는 의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입찰담합으로 적발된 건설사들은 국가로부터는 과징금을 부과받고 발주기관으로부터는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당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손해배상액 예정 조항은 발주기관의 이중 처벌을 공식화하고 입증하기 어려운 손해배상액을 쉽게 받으려는 편의주의적 행정으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경남기자 k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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