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찰의 늪’ 기술형입찰 시장… 정상화 해법은
페이지 정보
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897회 작성일 15-11-13 09:17본문
적정공사비 기본… ‘확정예산’ 두고 설계평가만으로 승부해야
가중치기준 방식 적용땐 설계 앞서도 低價투찰로 뒤집혀
최근 유찰로 얼룩진 기술형입찰을 정상화하려면 가중치기준 방식보다는 확정가격 최상설계 방식을 확대하고, 설계평가에 총점 차등제를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집행한 기술형입찰 3건 중 2건이 유찰되며 공공서비스 제공 지연 등 적쟎은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이는 4대강살리기 사업에서 촉발된 입찰 담합에 따른 막대한 과징금 부과와 무더기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으로 공공 건설시장에서 담합이 사라지고, 발주처가 예산 절감을 위해 적정 공사비를 책정하지 않은 채 무작정 기술형입찰로 집행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실시설계 적격자 선정 방식이 설계에 주안점을 두기 보다는 가격에 의해 당락이 좌우됨에 따라 고품질의 설계를 추구하기보다는 저가 설계와 저가 투찰로 손쉽게(?) 수주하려는 건설사도 한 몫하고 있다.
이 같은 문제점은 한국농어촌공사가 최근 턴키(설계시공 일괄입찰) 방식으로 삽교방조제 배수갑문 확장사업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설계 대 가격 비중이 55대 45인 가중치기준 방식으로 실시설계 적격자를 선정한 이번 입찰은 설계평가에서 항목별 10% 차등에 위원별 및 총점에 각 15% 차등을 둬 H사가 91.64점을 받아 경쟁사인 K사(76.64점)를 크게 앞섰다.
이를 가중치를 반영한 최종 설계점수로 환산하면 H사는 50.4점이고, K사는 42.15점이다.
하지만 K사가 H사에 비해 무려 26%포인트 낮은 추정금액 대비 63%를 투찰해 가격평가에서 만점(45점)을 받은 반면 H사는 31.82점을 받았다.
이로 인해 설계와 가격을 합한 최종 승부는 K사가 87.15점을 획득해 82.22점에 그친 H사를 제압했다.
중견업계 관계자는 “이 처럼 설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도 가격에 의해 승부가 뒤집히는 사례가 해마다 1∼2건씩 발생하고 있다”며 “경영난 속에 이 같은 헛점을 노리는 건설업체들이 있어 관심있는 기술형입찰이라도 참가하기 어려워 잇따른 유찰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업계 관계자도 “이런 문제를 해소하려면 기술형입찰의 취지에 걸맞게 확정 예산을 두고 설계평가만으로 승부를 가리는 확정가격 최상설계 방식을 확대해야 한다”며 “예산 소요를 꺼려 굳이 가중치기준 방식을 적용한다면 설계 비중을 70% 이상으로 높이거나 총점 강제 차등을 확대해야 하는데 이마저도 발주처들이 고가 낙찰을 우려해 꺼려 유찰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총점 강제 차등은 국토교통부의 ‘기술형 입찰 설계심의 및 운영 표준안’에 따라 설계 비중이 70% 이상인 경우 7%를 적용하고 있으나, 설계 비중이 70% 미만인 경우에는 발주처 재량에 맡겨 일부 기관만 제한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채희찬기자 chc@
최근 유찰로 얼룩진 기술형입찰을 정상화하려면 가중치기준 방식보다는 확정가격 최상설계 방식을 확대하고, 설계평가에 총점 차등제를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집행한 기술형입찰 3건 중 2건이 유찰되며 공공서비스 제공 지연 등 적쟎은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이는 4대강살리기 사업에서 촉발된 입찰 담합에 따른 막대한 과징금 부과와 무더기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으로 공공 건설시장에서 담합이 사라지고, 발주처가 예산 절감을 위해 적정 공사비를 책정하지 않은 채 무작정 기술형입찰로 집행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실시설계 적격자 선정 방식이 설계에 주안점을 두기 보다는 가격에 의해 당락이 좌우됨에 따라 고품질의 설계를 추구하기보다는 저가 설계와 저가 투찰로 손쉽게(?) 수주하려는 건설사도 한 몫하고 있다.
이 같은 문제점은 한국농어촌공사가 최근 턴키(설계시공 일괄입찰) 방식으로 삽교방조제 배수갑문 확장사업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설계 대 가격 비중이 55대 45인 가중치기준 방식으로 실시설계 적격자를 선정한 이번 입찰은 설계평가에서 항목별 10% 차등에 위원별 및 총점에 각 15% 차등을 둬 H사가 91.64점을 받아 경쟁사인 K사(76.64점)를 크게 앞섰다.
이를 가중치를 반영한 최종 설계점수로 환산하면 H사는 50.4점이고, K사는 42.15점이다.
하지만 K사가 H사에 비해 무려 26%포인트 낮은 추정금액 대비 63%를 투찰해 가격평가에서 만점(45점)을 받은 반면 H사는 31.82점을 받았다.
이로 인해 설계와 가격을 합한 최종 승부는 K사가 87.15점을 획득해 82.22점에 그친 H사를 제압했다.
중견업계 관계자는 “이 처럼 설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도 가격에 의해 승부가 뒤집히는 사례가 해마다 1∼2건씩 발생하고 있다”며 “경영난 속에 이 같은 헛점을 노리는 건설업체들이 있어 관심있는 기술형입찰이라도 참가하기 어려워 잇따른 유찰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업계 관계자도 “이런 문제를 해소하려면 기술형입찰의 취지에 걸맞게 확정 예산을 두고 설계평가만으로 승부를 가리는 확정가격 최상설계 방식을 확대해야 한다”며 “예산 소요를 꺼려 굳이 가중치기준 방식을 적용한다면 설계 비중을 70% 이상으로 높이거나 총점 강제 차등을 확대해야 하는데 이마저도 발주처들이 고가 낙찰을 우려해 꺼려 유찰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총점 강제 차등은 국토교통부의 ‘기술형 입찰 설계심의 및 운영 표준안’에 따라 설계 비중이 70% 이상인 경우 7%를 적용하고 있으나, 설계 비중이 70% 미만인 경우에는 발주처 재량에 맡겨 일부 기관만 제한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채희찬기자 chc@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