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형 종심제, 건축공종도 ‘붕괴’…신년 한 달 만에 동가투찰률 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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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6회 작성일 26-02-02 08:32본문
‘디지털융합혁신파크’ 78.78% 기록
한 달 만에 신기록 경신
“가격 경쟁 완전히 붕괴” 경고음
[대한경제=최지희 기자] 토목에 이어 건축공사에서도 간이형 종합심사낙찰제(이하 종심제)의 복수의 동가 투찰률이 신기록을 경신하며 제도가 사실상 한계에 도달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브로커를 통한 가격 조율이 공종 전반으로 확산해 정상적인 가격 경쟁이 불가능해졌다는 지적이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달 27일 조달청이 개찰한 ‘디지털융합혁신파크 건립공사(건축)’에서 복수의 동가 투찰률이 전체의 78.78%를 기록해 건축공종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입찰에 참가한 총 476개사 중 375개사가 2개 이상씩 1원 단위까지 같은 금액을 투찰했다.
작년 12월 중순 ‘경북대 신약개발센터 신축공사’에서 77.11%(동가 620개사)를 기록하며 건축공종 사상 최고치를 찍은 지 불과 한 달여 만에 다시 신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이어 지난 달 20일 개찰한 ‘카지노 회원영업장 리모델링공사’에서도 72.87%(동가 376개사)의 높은 동가 투찰률이 나타나는 등 건축공종 전반에서 동가 투찰이 빈번하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작년만 해도 토목에서 주로 나타나던 높은 동가 투찰률이 올들어 건축까지 완전히 번졌다”며 “한 달도 안 되는 기간에 여러 공종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신기록이 나온다는 것은 제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특히 건축공종은 토목에 비해 내역 구성이 복잡하고 견적 작성이 까다로워 그동안 동가 투찰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었다. 실제로 작년 11월 초까지만 해도 건축공종의 동가 투찰률은 16~19% 수준에 머물렀다. 그러나 연말을 기점으로 급증하기 시작해 12월에는 70%대를 넘어섰고, 새해 들어서는 78%까지 치솟았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건축은 토목ㆍ전기에 비해 공종이 다양하고 자재ㆍ공법 선택의 폭이 넓어 브로커가 통제하기 어려운 영역으로 여겨졌다”며 “그런 건축마저 이 지경이 됐다는 것은 브로커 네트워크가 공종 구분 없이 입찰 시장 전체를 장악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업계는 간이형 종심제가 애초 취지와 달리 오히려 적격심사제보다 더 심각한 운찰제로 변질됐다고 입을 모은다. 기술력이나 공사수행능력은 변별력이 없고, 결국 누가 브로커가 제시한 ‘정답 가격’에 더 가까운 숫자를 쓰느냐로 낙찰자가 결정되는 구조가 됐다는 것이다.
특히 균형가격을 정확히 맞춘 업체가 최근 20여개사씩 속출하며, 1순위 안착을 담보하기도 어려운 상황에 놓이며 운찰제란 비판이 더 거세지고 있다.
한 중소 건설사 대표는 “동가 투찰률이 80%에 근접했다는 것은 담합에 가까운 수준으로 가격 정보가 공유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브로커 개입을 차단할 실효성 있는 대책과 함께 종심제 제도 개선안이 하루 빨리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지희 기자 jh606@〈ⓒ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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