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지금 원전을 지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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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6회 작성일 26-01-16 08:57본문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에너지 부문의 업무를 이관받은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제12차 전력수급계획 수립을 앞두고 ‘바람직한 에너지믹스 대국민 토론회’를 조촐하게 개최하였다. 이어 설문을 통하여 국민의 의견을 듣는다고 한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거치면서 국민의 에너지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 반면, 국민이 무관심하게 지내도 정부가 알아서 에너지정책을 잘 수립해 줄 것이라는 믿음도 없어졌다. 에너지정책의 3대 요소인 안정성, 경제성, 환경성 가운데 환경성만을 지나치게 강조하였다, 그나마도 과학이 아니라 감각적 환경 인식에 토대를 둔 위태로운 정책이 전개되었다. 전력 요금이 인상되면 기업활동과 수출경쟁력에 치명적 타격을 입게 되지만 대한상공회의소나 중소기업중앙회가 이에 대해 입도 뻥끗하지 않는 것도 보아왔다.
태양광 패널이 국토를 유린하고 에너지저장장치(ESS)의 화재가 발생하고 재생에너지발전 부문에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해도 언론은 밝은 면만 보여주는 것도 보아왔다. 중국산 저가 재생에너지 설비가 수입되면서 정작 국내 재생에너지 산업은 무너지고 관련 연구개발도 위축되는 것도 못 본 체하였다. 2017년 한국전력공사의 부채가 100조원이었으나 지금은 200조원이 된 것도, 또 이에 따라서 전력망에 투자할 여력이 없어진 것에 대해서도 한전의 수뇌부는 침묵했다.
제7차 전력수급계획이 수립되던 2016년과 10년이 지난 지금의 전력환경은 크게 달라졌다. 전기자동차, 인덕션 렌지 등 기존에 화석연료를 사용하던 것이 전력으로 넘어왔다. 인공지능(AI)의 확산에 따른 대용량의 전력수요가 발생하고 반도체, 철강 등의 부문에서 하이퍼스케일 컴퍼니가 필요로 하는 전력수요를 공급해야 한다. 그런데 제8~11차 전력수급계획에서 전력수요예측은 이러한 수요를 충분히 반영하고 있지 않은 듯하다.
이제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해야 할 때이다. 이젠 국민이 제대로 알아서 요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우선 전력 요금을 낮춰야 한다. 가정용보다 산업용 전력 요금이 더 문제다. 우리나라의 산업경쟁력과 수출경쟁력과 직결된다. 이미 한계기업은 하나둘씩 우리나라를 떠나고 있다. 이것이 불황, 일자리 부족 등 민생과 직결되는 문제로 바뀌는 것은 시간문제다. 원전은 석탄, 가스발전보다 2분의 1, 3분의 1 가격이고 재생에너지보다는 5분의 1 가격이다. 그간 정부가 수립한 전력수급계획, 에너지기본계획, 탄소중립2050계획 등은 전력단가가 얼마나 되는지 알려주지 않고 공청회를 개최하였다. 정책적 오판을 감췄던 것이다.
둘째, 환경적이다. 이산화탄소 배출은 재생에너지보다도 낮은 수준이고 고밀도 에너지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폐기물의 양은 수백만분의 1 수준이다.
셋째, 안정적인 전력이 나온다. 첨단산업을 위해서는 전압과 주파수가 일정한 전기를 필요로 한다. 전력 생산이 환경적 여건에 따라서 들쭉날쭉하다면 첨단산업에 공급되기 어렵다. 이를 안정화하기 위하여 에너지저장장치(ESS)등을 확충하면 이번엔 가격이 또 몇 배로 올라간다.
넷째, 건설하고자 하는 APR1400과 후속 원전은 부하추종운전 능력이 있다. 출력조절을 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한 것이다. 이전에는 석탄과 가스발전이 그 기능을 담당하였기 때문에 필요가 없었지만 이젠 가능하다. 원전을 폄훼하려는 일부 전문가가 원전을 경직성 전원으로 정의해놓고 바꾸려 하고 있지 않지만 정말 그랬다면 EU 인증도 받지 못했을 것이고 체코 원전 수출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다섯째, 경제 활성화이다. 원전은 국산화율이 95% 이상이다. 즉 건설과 운영에 필요한 자금의 대부분이 국내에 머문다. 그렇기 때문에 원전건설은 국내 경기 활성화에 기여한다. 설비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재생에너지발전이나 지속적으로 고가의 연료를 수입을 해와야 하는 화석연료와 다르다.
여섯째, 국내에 지어야 수출을 할 수 있다. 반도체, 자동차, 조선이 우리라의 수출효자 상품이다. 원전수출은 여기에 하나를 더 추가할 수 있는 상품이다. 게다가 지금은 세계적으로 원전건설 르네상스를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부를 창출하는 캐시 카우(cash cow)가 된 것이다.
원자력 기술은 무엇보다 국가의 위상을 올려주는 국격(國格) 기술이다. 핵연료 농축, 재처리, 핵잠수함 등 현 정부가 보여주고 있는 것이 원전에 대한 실체적 이해가 증진된 결과이기를 바란다.
정범진 경희대학교 원자력공학과 교수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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