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돌관공사’란 주어진 공사 기간 내에 공사를 완료하기 위해 예정된 근무 시간 외에 추가적으로 진행되는 야간작업, 휴일작업 등을 말한다. 이러한 작업은 대개 공정 지연을 방지하거나 일정 준수를 위해 불가피하게 발생하는데, 그 비용을 누가 부담할 것인지가 자주 분쟁의 원인이 된다. 이는 공사의 성격과 현장 상황에 따라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명확한 책임 소재가 정해지지 않은 경우 분쟁의 여지가 더욱 커진다.

서울고등법원은 ①해당 계약의 일반약관에 “돌관공사비는 원고가 부담한다”는 원칙을 명시하면서도, “피고가 부득이한 사유로 야간작업을 지시한 경우” 예외적으로 피고가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②시공구입사양서에 따라 원고가 공사현장의 조건과 특수성을 충분히 고려해 공정표를 제출해야 하고 이를 지키지 못해 발생하는 야간작업 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한 규정에서, 피고의 귀책사유로 인해 공정이 지연된 경우에는 피고가 해당 돌관공사비를 부담해야 한다는 반대해석을 도출할 수 있는 점 ③피고의 책임으로 착공이 지연되거나 중단된 경우 지체상금이 면제되는 조건을 제시함으로써, 피고가 책임을 회피하면서도 공사기간 준수를 원고에게 강요하는 상황을 방지하고자 한 점 등을 근거로 들면서, 피고가 직접적으로 돌관공사를 지시하지 않았더라도 공사가 지연된 상황에서 피고가 원고의 공사기간 연장 요청을 거부한다면, 원고에게 돌관공사 이외의 선택지가 없는 특별한 사정이 인정될 때는 피고가 해당 비용을 부담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하였다(서울고등법원 2016. 10. 11. 선고 2015나2047837, 2015나2047844 판결).

반면 최근 수원고등법원에서는, 하수급인이 돌관공사를 주장했지만 이를 입증할 명확한 증거가 없고 공정회의에서의 모호한 언급만으로는 돌관공사로 인정할 수 없으며, 현출된 증거들만으로는 돌관공사를 지시하였다거나 돌관공사비의 지급에 관한 합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는 이유로 돌관공사비 청구를 전면적으로 기각하기도 하였다(수원고등법원 2023. 11. 24. 선고 2022나13601 판결).

위 판례들을 통해 돌관공사비의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고, 공정 계획 및 기록의 중요성에 대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가급적 현장 조건을 철저히 검토하고 공사 진행 중 발생할 수 있는 지연 원인과 대응 방안을 체계적으로 마련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야간작업이나 휴일작업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을 고려하여, 관련 문서와 기록을 철저히 작성하고 보관하는 것이 추후 분쟁을 대비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공사 지연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그리고 추가 작업의 필요성이 명확히 증명될 수 있는 자료 확보가 무엇보다도 중요함을 염두에 두고, 가급적 사전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주장의 객관성과 설득력을 높인다면, 여러모로 불필요한 비용 부담과 분쟁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정유철 변호사(법무법인 율촌) <대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