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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A] 턴키 도급계약에서 완공부분의 하자로 인한 계약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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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167회 작성일 22-10-31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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턴키(설계ㆍ시공 일괄입찰) 방식에 의한 도급계약은 수급인이 도급인이 의욕하는 공사 목적물의 설치목적을 이해한 후 그 설치목적에 맞는 설계도서를 작성하고 이를 토대로 스스로 공사를 시행하며 그 성능을 보장하여 결과적으로 도급인이 의욕한 공사목적을 이루게 하여야 하는 계약을 의미한다. 이러한 도급계약에서 완성된 부분에 하자가 있는 경우의 계약해제의 요건 및 효과는 일반적인 도급계약과 다른 점이 있다.

Y회사는 보일러 생산을 해오다가 생산성 향상 등을 목적으로 보일러의 부품 생산공정 중 용접공정을 자동화하기로 하였다. Y는 용접자동화에 대한 경험이나 지식이 거의 없어 설계부터 설치공사까지 모두 수행할 용접자동화 전문업체를 선정하여 일을 맡기되, 수급업체의 책임하에 시스템을 완성하고 성능을 보장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로 하였다. 용접자동화를 위한 로봇시스템설치공사의 입찰을 하면서, Y가 종래 수동으로 용접하던 내통 보일러 조립공정의 개요 및 부품 치수 등을 표시한 도면들과 자동용접의 대상인 피용접물의 견본을 제공하였고, 낙찰인으로 결정된 X회사와 자동화시스템공사를 위한 계약을 체결하였다. 계약 체결 경위 및 계약의 내용에 따라 계약은 설계시공일괄입찰(Turn-Key Base) 방식에 의한 도급계약에 해당하였다.

그런데 시스템이 완공된 후 시운전 과정에서 다양한 하자가 발생하였고, 특히 시스템에 의하여 1일 500대 이상을 생산할 수 있도록 용접속도에 관한 성능을 보장하기로 계약하였는데, 실제 시공된 설비에 따라 산출한 1일 생산량은 379대에 불과하여 당초 약정한 1일 500대의 생산은 불가능하였다. 이러한 하자 등으로 인하여 법원은, X가 제작한 자동화시스템은 X가 성능 및 생산량을 보장한 바 있는 보일러의 생산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고 보았다.

도급계약서상 ‘1일 8시간 가동을 기준으로 하여 500대 이상 생산이 가능하여야 함’을 자동화설비의 설치목적으로 규정하였고, 자동화설비의 설치목적이 노동량 절감과 생산성 향상에 있으므로, 자동화설비에 의한 생산량에 관한 약정은 계약의 중요한 내용을 구성한다. 자동화설비로 1일 500대의 내통 보일러 생산량을 달성할 수 없다는 하자는 중대한 것이고, 그 보수가 불가능하거나 적어도 상당기간 내에는 상호 보완 및 수정작업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이므로, 완공된 자동화시스템으로 도급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으므로, Y는 이 점을 이유로 도급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하였다(대법원 1996. 8. 23. 선고 96다16650 판결).

공사도급계약이 해제되더라도 완공된 부분에 대하여는 해제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 일반적인 법리와 달리, 이 경우에는 X는 완공한 자동화시스템에 대한 공사대금을 청구할 수 없게 되었다.

이응세 변호사(법무법인 바른)
<대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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