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그렇구나] 기성대가 미지급과 공사중단의 관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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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885회 작성일 19-01-24 09:14본문
김성근 법무법인(유) 동인 변호사
[사건개요] 발주기관과 원고는 2005년 3월 이 사건 공사에 대한 도급계약을 체결했다. 원고는 2005년 6월 하수급인과 기계 등의 공사에 대한 하도급계약을 체결했고, 보증기관인 피고는 하수급인에 대한 계약보증서를 발급해 원고에게 교부했다.
원고와 하수급인 사이에 설계변경 등에 관해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원고가 하도급대금을 지급하지 않자 하수급인이 공사를 중단하는 문제가 발생했고, 이에 원고는 결국 하도급계약 해지를 통보하면서 피고에게 계약보증금을 청구했다.
하수급인과 피고 측은 하수급인의 공사 중단은 원고가 설계변경 등에 따른 공사대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것에 연유하므로 공사중단에 대한 책임이 없다고 항변했다.
[사안의 쟁점] 이상과 같이 일반적인 하도급계약의 경우 하수급인이 임의로 공사를 중단하면 원수급인은 하도급계약을 해지함과 동시에 계약보증금을 몰수하게 된다.
이 경우 하수급인은 원수급인이 설계변경에 따른 공사대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아 공사를 중단했고 그에 대한 책임이 없다고 항변할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가 된다.
[사안의 검토] 민법 제536조 제2항은 쌍무계약의 당사자 일방이 상대방에게 먼저 이행해야 하는 의무를 지고 있는 경우에도 ‘상대방의 이행이 곤란할 현저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동시이행의 항변권을 가진다고 하여, 이른바 ‘불안의 항변권’을 규정한다.
여기서 상대방의 이행이 곤란할 현저한 사유란 선이행채무를 지게 된 채무자가 계약 성립 후 채권자의 신용불안이나 재산상태의 악화 등의 사정으로 반대급부를 이행 받을 수 없는 사정변경이 생기고 이로 인하여 당초의 계약내용에 따른 선이행의무를 이행하게 하는 것이 공평과 신의칙에 반하게 되는 경우를 말하고, 이와 같은 사유가 있는지 여부는 당사자 쌍방의사정을 종합하여 판단돼야 한다(대법원 1990. 11. 23. 선고 90다카24335 판결 등 참조).
한편, 위와 같은 불안의 항변권을 발생시키는 사유에 관해 신용불안이나 재산상태 악화와 같이 채권자 측에 발생한 객관적ㆍ일반적 사정만이 이에 해당한다고 제한적으로 해석할 이유는 없다.
특히, 상당한 기간에 걸쳐 공사를 수행하는 도급계약에서 일정기간마다 이미 행해진 공사부분에 대해 기성공사금 등의 이름으로 그 대가를 지급하기로 약정돼 있는 경우에는, 수급인의 일회적인 급부가 통상 선이행돼야 하는 일반적인 도급계약에서와는 달리 위와 같은 공사대금의 축차적인 지급이 수급인의 장래의 원만한 이행을 보장하는 것으로 전제된 측면도 있다고 할 것이어서, 도급인이 계약 체결 후에 위와 같은 약정을 위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기성공사금을 지급하지 아니하고 이로 인하여 수급인이 공사를 계속해서 진행하더라도 그 공사내용에 따르는 공사금의 상당 부분을 약정대로 지급받을 것을 합리적으로 기대할 수 없게 되어서 수급인으로 하여금 당초의 계약내용에 따른 선이행의무의 이행을 요구하는 것이 공평에 반하게 되었다면, 비록 도급인에게 신용불안 등과 같은 사정이 없다고 하여도 수급인은 민법 제536조 제2항에 의하여 계속공사의무의 이행을 거절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5. 2. 28. 선고 93다53887 판결, 대법원 2005. 6. 11. 선고 2003다60136 판결).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기록을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가 이 사건 공사를 중단한 것에 대하여 귀책사유가 있다고 할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한 것은 수긍할 수 있다(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1다93025 판결).
위 판결 역시 수급인이 단순히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않는다고 하여 공사를 중단할 경우 그 책임을 수급인이 부담할 가능성이 많다는 점을 확인한 것인바, 건설업자가 공사를 중단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공사대금을 1회라도 미지급한 사정만으로 부족하고, 공사를 계속 진행하더라도 공사대금의 상당 부분을 약정대로 지급받을 것을 합리적으로 기대할 수 없게 되어서 수급인으로 하여금 당초의 계약내용에 따른 선이행의무의 이행을 요구하는 것이 공평에 반하는 특별한 사정이 존재해야 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김성근 법무법인(유) 동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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