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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계약 판례여행]불법행위때 예정가격이 손해액 산정의 기준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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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1,257회 작성일 12-09-20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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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는 물건이 멸실되었을 때는 멸실 당시의 시가를, 물건이 훼손되었을 때는 수리 또는 원상회복이 가능한 경우에는 수리비 또는 원상회복에 드는 비용을, 수리 또는 원상회복이 불가능하거나 그 비용이 과다한 경우에는 훼손으로 인하여 교환가치가 감소된 부분을 통상의 손해로 보고 있다.

 이 때 국가계약법이 정한 예정가격이 존재한다면 그러한 예정가격을 통상의 손해로 바로 인정할 수 있는지가 문제된다.

 [사실 관계]

 A 보험회사와 자동차종합보험계약을 체결한 피보험자들이 교통사고를 일으켜 B 소유의 전신와 케이블을 손괴하였다.

 이에 B는 A에게 국가계약법상 예정가격 결정기준에 따라 산정한 전신주, 케이블의 복구공사비 및 설계·감리비 상당의 손해를 청구하면서, 실제로 소요되는 복구공사비 및 설계·감리비는 입증하지 않았다.

 [법원의 판단]

 ‘예정가격’은 국가가 입찰 또는 계약체결 전에 낙찰자 및 계약금액의 결정기준으로 삼기 위하여 미리 작성·비치하여 두는 가액으로서, 각 중앙관서의 장 또는 계약담당공무원은 ‘적정한 거래가 형성된 경우에는 그 거래실례가격, ’신규 개발품이거나 특수 규격품 등의 특수한 물품·공사·용역 등 계약의 특수성으로 인하여 적정한 거래실례가격이 없는 경우에는 원가계산에 의한 가격, ‘공사의 경우 이미 수행한 사업을 토대로 축적한 실적공사비로서 중앙관서의 장이 인정한 가격’ 등을 기준으로 삼아 이를 결정한다. 또한, 예정가격은 물품 및 용역구매, 공사 발주 등 국고에 부담이 되는 경우에는 최고가 제한가격으로서 기능하고 있다.

 이처럼 예정가격은 국가가 낙찰 및 계약금액의 기준으로 삼기 위하여 미리 작성한 일종의 예상 수치인 데다가 최고가 제한가격으로서의 기능에서 유래되는 특성, 결정 과정에서 나타나는 기술적 문제 등으로 인하여 실제 거래가격을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으며, 현실적으로도 정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시행하는 이른바 관급공사의 낙찰률이 예정가격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에서 정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볼 때, 국가계약법 시행령에서 정한 예정가격은 불법행위로 인하여 물건이 멸실 또는 훼손된 경우 손해액을 산정함에 있어 일반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기준이 될 수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9다88617 판결).

 판결에서 주목할 점은, 예정가격을 산정하는 것만으로는 손해배상액의 입증이 된 것으로 볼 수 없으며 실제 손해배상액을 입증할 책임이 원고에 있다는 점을 대법원이 명시한 것에 있다.

법무법인 율촌 공공계약팀 변호사 한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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