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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가격을 누출한 경우 계약의 효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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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1,017회 작성일 14-09-17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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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가격을 누출한 경우 계약의 효력

 1. 사안의 쟁점

 발주기관은 1995. 6.경 자신이 발주하는 관내의 관광지 조성공사에 관하여 입찰공고를 하였고, 1995. 8.경에 실시된 입찰에서 원고는 공사금액을 금 3,210,196,000원으로 입찰하여 낙찰을 받았으며, 그에 따라 원고는 1995. 8. 11. 발주기관과의 사이에 위의 공사금액으로 공사도급계약서를 작성한 다음 공사에 착수하여 전체 공정의 약 20% 정도를 진행한 상태에서, 1995. 10.경 발주기관으로부터 원고의 입찰 과정에 관한 검찰의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공사의 중지를 통보받아 공사를 중지하였으며, 그 수사의 결과 원고의 대표이사 및 업무과장, 발주기관의 부군수, 경리계장 등이 차례로 공모하여 원고가 이 사건 공사의 최종 낙찰 예정가를 미리 알아낸 다음 그 가액보다 불과 금 19,700원이 많은 위의 금액으로 입찰하여 낙찰을 받은 사실, 발주기관은 1996. 3.경 원고에게 공사입찰유의서 제10조 제8호에 의하여 이 사건 계약은 무효라는 이유로 계약해지를 통보하자 원고는 발주기관을 상대로 공사도급계약존재확인의 소송을 제기하였다.

 2. 사안의 검토

 과거 예정가격이 공개되지 않은 제도하에서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등이 관계법령에 따라 공사입찰을 실시할 때 예정가격을 작성, 밀봉하였는데, 입찰자가 발주기관에 대한 로비 등의 방법으로 예정가격을 미리 알아 공사를 낙찰받은 경우 당해 입찰을 무효로 하고 이미 체결한 공사계약을 해지하는 것이 적절한 것인지 여부가 문제된다.

 대법원은 위 사안과 관련하여, 원고의 입찰은 위의 법령에 의하여 이 사건 입찰에 적용되는 공사입찰유의서 제10조 제8호 소정의 ‘담합하거나 타인의 경쟁참가를 방해 또는 관계 공무원의 공무집행을 방해한 자의 입찰’에 해당하여 무효이고, 이에 터잡아 이루어진 이 사건 공사도급계약 역시 무효라고 한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모두 정당하다. 원심의 판단은 이 사건 공사도급계약은 위와 같은 사유로 무효이고, 그 계약에 해제·해지사유가 있어 해제 또는 해지된 것이라는 취지가 아님이 분명하므로, 원심판결에 계약의 해제·해지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는 논지는 정당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또한 원고의 이 사건 입찰 및 공사도급계약이 무효라는 피고의 주장이 신의칙이나 금반언의 원칙에 위반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고 판시한다(대법원 1997.07.25. 선고 97다15852 판결).

 일반적으로 예정가격을 누출한 경우 이를 담합으로 보기는 어렵고, 타인의 경쟁참가를 방해하거나 관계공무원의 공무집행을 방해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며, 그에 따라 당해 입찰이 무효인 경우 그 입찰자와 체결한 공사계약 역시 무효로 보는 것이 논리적으로 타당하다. 다만, 계약이 무효인 이상 이미 진행한 공사부분을 무효로 하고 원상복구하는 것이 논리적이나, 이는 사회경제적으로 불필요한 손실을 발생시키는 것이므로 비록 명시적인 해지사유가 없다 하더라도 무효인 계약을 해지의 형식으로 종료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며, 발주기관의 입찰 및 계약무효주장이 신의칙에 위반된다고 보기도 어려울 것이다. 향후 복수예비가격제도가 개선되고 예정가격 비공개제도가 도입될 경우 예정가격 누출은 위와같은 방식으로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이상.

 법무법인(유) 동인 김성근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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