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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계약 판례여행]감리자의 주의의무의 내용과 판단 기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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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745회 작성일 18-03-08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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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발주처가 시공사뿐만 아니라 감리사에 대해서까지 손해배상책임을 묻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감리사에게 시공상 문제를 발견하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시공사에 지체상금을 부과함과 동시에 감리사에게도 지체상금을 별도로 부과하는 것이다.

그러나 발주처가 시공사와 함께 설계사까지 포함하여 감리사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는 경우, 감리사로서는 설계의 오류이건 아니면 시공의 오류이건 각각에 대한 감리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하였다고 하여 손해배상책임에서 벗어나기 힘든 구조에 맞닥뜨리게 된다.

대법원은 건설공사 감리자의 주의의무의 내용 및 손해배상책임과 관련하여, 기본적으로 건설공사의 감리자는 제3자적인 독립된 지위에서 부실공사를 방지할 목적으로 당해 공사가 설계도서와 기타 관계 서류의 내용에 따라 적합하게 시공되는지, 시공자가 사용하는 건축자재가 관계 법령에 의한 기준에 적합한 건축자재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이외에도, 설계도서가 당해 지형 등에 적합한지를 검토하고, 시공계획이 재해의 예방, 시공상의 안전관리를 위하여 문제가 없는지 여부를 검토, 확인하여 설계변경 등의 필요 여부를 판단한 다음, 만약 그 위반사항이나 문제점을 발견한 때에는 지체 없이 시공자 및 발주자에게 이를 시정하도록 통지함으로써, 품질관리ㆍ공사관리 및 안전관리 등에 대한 기술지도를 하고, 발주자의 위탁에 의하여 관계 법령에 따라 발주자로서의 감독권한을 대행하여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으므로, 만약 이에 위반하여 제3자에게 손해를 입혔다면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입장이다(대법원 2001. 9. 7. 선고 99다70365 판결).

다만, 대법원은 감리자가 위와 같은 주의의무를 위반하였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당시의 일반적인 감리자의 기술 수준과 경험에 비추어 설계도서의 검토에 의해 설계상의 기술적인 문제를 발견하는 것이 기대 가능한 것이었는가 여부’를 제시하며, 분뇨 및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과 같이 인분과 음식물쓰레기를 병합하여 처리하는 시설이 설치된 전례가 없었던 당시 상황과 일반적인 감리자의 기술 수준 및 경험에 비추어 감리사가 신공법에 따라 작성된 설계도서를 검토하여 핵심 공정과 노하우가 누락되어 있음을 발견하고 설계 오류를 구체적으로 지적할 수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데도, 감리사가 설계 오류에 대한 감리업무를 태만히 하였다고 본 원심판결에 법리 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2다89320 판결).

이와 같이, 대법원은 추상적으로는 감리사의 주의의무를 넓게 인정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지만, 구체적인 사례에서는 ‘당시의 일반적인 감리자의 기술 수준과 경험에 비추어 설계도서의 검토에 의해 설계상의 기술적인 문제를 발견하는 것이 기대 가능한 것이었는가 여부’를 살펴보고 있으므로, 감리사로서는 당시에 그러한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하였던 객관적인 사유들, 이를테면 신공법 사용, 관련 전문가 자문 경과 등을 면밀히 확인하여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음을 유의하여야 한다.

정유철 법무법인(유) 율촌 변호사       건협 법률상담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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