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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그렇구나] 지체상금 산정 기준인 ‘준공일’ 명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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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996회 작성일 18-08-31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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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형석 법무법인(유한) 정률 변호사

최근 필자가 경험한 지체상금 관련 일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의뢰 내용은 이렇다. 공사를 마치고 관할 관청으로부터 임시사용승인까지 받았음에도 발주자가 하자 등을 이유로 준공을 승인해 주지 않고 준공대금을 지급하지 않음은 물론이며 지체상금을 부과하겠다고 통지했다는 것이다.

 

의뢰인 측 주장은 이미 완공했고 임시사용승인을 받았으므로 건물을 사용하는 데 문제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발주자가 주장하는 하자가 경미해 준공 이후에도 충분히 처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공사를 완공했는데도 도급인이 하자를 이유로 공사 잔금을 지급하지 않고 오히려 지체상금을 부과하는 경우가 자주 일어나고 있다.

대법원은 준공 여부 판단에 있어서 행정관청의 하자 등 사용검사를 받았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준공 여부를 가늠하지 않는다. 오히려 예정된 최종 공정을 종료하고 주요 구조부분을 약정대로 시공했다면 대체로 공사를 완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설령 하자가 있더라도 지체상금의 지급을 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발주자가 사소한 하자를 빌미로 준공검사 승인을 하지 않을 경우 지체상금이 무한정 늘어날 수밖에 없으며, 결국 수급인에게 과도하게 불리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판결이다.

다만, 당사자 사이에 건물의 완공 이외에 준공과 관련된 검사 등의 특별한 절차를 주요한 계약내용으로 정했다면 지체상금의 종기(終期)를 그 약정에 따라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대법원 1997. 10. 10. 선고 97다23150판결, 대법원 1998. 8. 21. 선고 96다41564 판결). 즉, 도급인의 준공검사가 건물의 완성 여부와 관계없는 의례적인 것에 해당한다면 지체상금의 종기를 정하는 데 있어서 발주자의 준공승인을 정한 특약에 기속당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도급인 혹은 도급인의 위임을 받은 대리인(감리자 등)이 공사 단계별로 완성 여부에 대해 엄격하게 기성검사 등을 해왔고 그에 기반해 준공검사를 한다면 지체상금 종기에 대한 하나의 기준이 될 수 있다.

안타깝게도 필자를 방문한 의뢰인이 체결한 도급계약서에는 준공검사 절차가 상세하게 기재돼 있으며, 발주자의 준공승인이 준공일이라고 명확히 명시돼 있었다. 또한, 책임감리에 따른 감리가 진행돼 기성 등이 비교적 엄격하게 관리되던 현장이었다. 즉, 도급계약서에서 정한 바에 따라 준공일과 지체상금 종기가 정해지기 쉬운 사안인 경우였다.

필자는 의뢰인에게 발주자가 지적한 하자 중에 발주자 측의 지시에 의해 시공한 부분이 있는지, 실제로 발주자가 일부라도 건물을 인수받아 사용하는지 여부를 확인한 후 대응하라고 조언했다.

준공일이란 단순히 공사를 마친다는 의미 외에 준공대금을 지급받거나, 지체상금 부과 기준이 되는 시점이며, 하자와 미시공을 구분하는 중요한 잣대이다. 따라서 발주자와 수급인은 도급계약서의 준공일 의미를 명확히 규정하고, 준공 절차가 불합리하지 않도록 상세히 검토해야 향후 분쟁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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