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 발주청의 재량권을 넘어선 벌점부과는 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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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831회 작성일 19-10-16 09:06본문
경미한 부실이 대형사고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하여 건설기술 진흥법에는 벌점 제도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국토부장관이나 발주청 등은 건설업자 등이 건설공사를 성실하게 수행하지 아니함으로써 부실공사가 발생하였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그 부실의 정도를 측정하여 벌점을 부과합니다(법 제53조).
이때 부실 정도의 측정 기준은 시행령과 벌점제도 운영요령에서 구체화되어 있으나, 여전히 행정청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벌점이 부과되는 경우가 더러 발생합니다. 이에 따라 행정청이 재량권을 일탈 또는 남용하여 벌점을 부과하였는지에 대한 분명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철도궤도 공사업을 하는 A사는 궤도공사를 도급받아 수행하던 중 부품의 제조사가 변조한 시험성적서를 별도의 확인 없이 발주청에 제출하였고, 이를 이유로 발주청으로부터 ‘품질관리계획 등의 수립 및 실시의 미흡’ 등을 이유로 벌점을 부과받았습니다.
이에 대하여 A사는 제조사의 시험성적서 변조를 확인할 방법이 없어 귀책사유가 없으며, 부실공사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도 없고, 이를 이유로 벌점을 부과하는 것은 재량권의 일탈ㆍ남용에 해당한다며 벌점부과 취소소송을 제기하였고, 이에 대하여 법원은 A사의 청구를 인용하며 벌점부과처분을 취소하였습니다(대전지방법원 2014. 12. 10. 선고 2014구합100497 판결).
법원은 “A사가 직접 시험성적서를 변조한 것이 아니고 현실적으로 제조사가 시험성적서의 원본을 제출하지 않는 경우 현장대리인이 300여종에 이르는 시험성적서의 원본을 각 공인기관으로부터 발급받아 대조하는 것은 기대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이는 점, A사는 35년간 철도궤도 부설업을 전문으로 해오면서 부실자재 사용을 이유로 제재를 받은 바 없는 점, A사에 부과된 벌점은 추후 입찰참가 시 감점요인이 되고 이로 인하여 사실상 2년 동안 정부가 발주하는 공사를 낙찰받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처분은 그 사유가 된 위반행위의 내용 및 관계 법령의 규정 내용과 취지에 비추어 현저히 부당하여 재량권을 일탈ㆍ 남용하였다고 할 것이다”라고 판단하였습니다.
다만, 행정청이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하였다는 판결은 처분사의 내용 및 관계 법령의 규정 내용과 취지에 비추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대법원 2007. 9. 20. 선고 2007두6946 판결). 이에 따라 벌점 관리기준에서 정하고 있는 항목별 벌점을 합산하여 벌점을 부과하고, 그 벌점부과가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재량권의 일탈ㆍ남용 주장은 잘 받아들여지지 아니합니다(서울행정법원 2017. 9. 7. 선고 2016구합82935 판결).
따라서 벌점 부과처분에 불복하기 위하여는 관계 법령에서 정한 벌점 부과사유가 명확하게 존재하는지, 특히 건설공사를 성실하게 수행하지 아니함으로써 부실공사가 발생하였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지 등 벌점 부과의 요건이 모두 충족되었는지를 분명히 검토하여야 할 것입니다.
장혁순 변호사 (법무법인 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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