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라운지] 산출내역서에 숨겨진 자재, ‘단품슬라이딩’ 보호 못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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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15회 작성일 26-01-28 09:09본문
최근 건설 자재 가격의 급등은 현장의 가장 큰 리스크다. 이러한 위험을 분담하기 위해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64조 제6항에서는 특정 자재의 가격이 폭등할 경우 이를 조정해 주는 이른바 ‘단품슬라이딩’ 제도를 두고 있다.
그러나 최근 법원이 단품슬라이딩의 적용 대상을 엄격하게 해석하는 판결을 내려 건설업계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최근 새만금지구 간척사업 공사에서 시공사들이 제기한 경유에 대한 단품슬라이딩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11. 11. 선고 2023가합73142 판결). 원고인 시공사들은 “비록 산출내역서에 ‘경유’라는 품목이 따로 계상되어 있지 않더라도, 내역서를 분석하면 경유의 수량과 단가를 산출할 수 있다”며“감정 결과 경유가 전체 공사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법령상 기준을 넘었고, 가격증감률도 15% 이상 폭등했으므로 조정 요건을 충족한다”고 주장하였다.
하지만 법원은 ‘특정규격 자재’란 품목조정률을 적용하여 계약금액을 조정할 수 있는 자재여야 한다고 전제하며, 이를 위해서는 산출내역서에 해당 품목의 수량과 단가가 명확히 기재되어 있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더하여 법원은 ①산출내역서상에는 별도의 품목으로 기재되어 있지 아니한 경유에 대해서도 사후적으로 복잡한 계산과정을 거쳐 적용단가 등을 산출해낼 수 있다는 이유로 특정규격 자재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은 법령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점 ②이 사건에서는 공사내역서상 일위대가나 단가산출서를 통해서도 경유의 단가가 확인된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③만약 특정규격 자재에 관한 계약금액 조정을 하고자 할 때 매번 이와 같이 공사내역서 기재만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산출근거 분석 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면 이는 계약담당자에게 예상치 못한 부담을 주거나 이를 위해 큰 비용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점 ④산출내역서는 이 사건 계약의 내용이 되어 계약금의 조정의 기준이 되는데, 이와 달리 중기단가산출ㆍ중기단가산출식ㆍ기계경비상세 등 이 사건 공사내역서는 이 사건 공사계약의 내용에 포함된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경유’는 국가계약법 시행규칙 제74조가 정한 품목조정률의 적용이 가능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따라서 ‘경유’가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64조 제6항이 정한 ‘특정규격 자재’에 해당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시하였다.
문해리 변호사(법무법인 동인)〈ⓒ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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