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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청도 철근 공급 중단 "건설사 알아서 구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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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437회 작성일 21-04-12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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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자회 "자재 수급 불안 심각...공기연장 반드시 필요"

'가격인상 → 감산'  악순환에 건설업계 신음 

"공기연장ㆍ간접비 인상 없이는 감내 어려워"


철근을 중심으로 건설자재 수급불안 상황이 심화되자 건설업계 내에서 공기연장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는 3∼4월 업계 피해상황을 정리해 정부와 조달청에 공기연장 및 간접비 인상 요청을 공식적으로 전달할 예정이다. 자재 업체들의 감산에 따른 수급불안 상황을 더는 견디기 어렵다는 호소다.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중견 건설사 자재구매 담당자들의 협의체인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건자회)가 철근ㆍ시멘트ㆍPHC 파일 수급 대란에 따른 공기연장 등 피해상황 집계에 착수했다. 조사가 완료되면 국토부와 조달청 등에 공식적으로 공기연장과 간접비 인상을 주문할 방침이다.

건자회는 지난 8일 건설회관에서 총회를 열고 현재의 자재 대란이 ‘천재지변’에 준한다는데 총론을 모으고 이같이 결정했다.

홍남도 건자회 회장은 “최근 촉발된 철근과 시멘트 PHC 파일 등의 수급불균형이 너무 심각해 더는 건설업계 자체적으로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면서, “현재 상황에서는 아파트는 물론이고 SOC 사업도 적기 준공이 불가능하다. 국토부가 공기연장을 해주지 않으면 자재업체 혼자 특수를 누리는 가운데 건설업계는 지체상금을 부담하며 대규모 적자를 볼 위기에 놓였다”고 호소했다.

건설사들이 공기연장까지 공식 주문하며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배경에는 철근 수급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이달 중 수급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던 철근 공급량이 여전히 수요를 쫓아오지 못해 공공현장 다수가 멈춰서자 건설업계가 폭발한 것이다. 제강업계는 2분기 철근 기준가격(80만3000원)을 1분기 대비 8만8000원 인상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반영한 역대 최대 인상률이다.

건자회 총회에서도 철근 수급 부족에 따른 피해를 호소하는 건설사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A사 관계자는 “철근이 부족해 지금 현장이 멈춰 선 상태”라며 “4월이면 수급이 풀릴 것으로 기대하며 현장을 다독여 왔는데 전혀 나아지지 않고 있다. 기준가를 대폭 올렸으니 제강사도 생산량을 크게 늘려야 하는 것 아닌가. 이제는 배신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조달청마저 철근을 구하지 못해 관급 자재 공급이 중단되는 사태도 생겨나고 있다. B사가 운영하는 현장에서는 관급 자재 품목인 철근 공급이 불가하니 건설사가 알아서 구매하라는 발주처 지시를 받았다. B사 담당자는 “3월 중 발주처로부터 6월부터나 철근 수급이 가능하니 3개월간 공사를 중단해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그러면서도 공기연장은 불가능하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수퍼갑(甲)’인 조달청조차 구하지 못한 철근을 건설사한테 수급 문제를 떠넘기면서도 정작 자재 인상분과 공기 연장은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시멘트 가격 인상과 재고 부족에 따른 레미콘 수급 불안도 심화일로다.

건자회 집계 결과, 삼표와 아세아시멘트의 설비 보수로 인한 생산차질이 장기화되며 인천과 안양, 파주 등을 중심으로 수급난이 심각한 상황에 직면했다. 요청 물량의 절반도 수급이 되지 않아 현장 타설이 멈춰서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당진과 전주에서는 건설사에 단가 인상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C사 관계자는 “최근 자재업체들이 감산 이후 가격을 인상하는 수법을 전방위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PHC파일부터 단열재, 열연까지 악순환이 반복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건자회는 대한건설협회와 함께 건설사들의 피해 상황을 폭넓게 집계한 후 국토부와 조달청 등에 공기연장과 간접비 지급 요청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의도적 감산이 의심되는 자재 제조업체에는 공식적인 항의도 개진하기로 했다.


최지희기자 jh606@ <대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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