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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의 수렁’에 갇힌 건설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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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620회 작성일 19-08-09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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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투자 위축 속 팍팍해진 살림에

公共공사·민자·설계공모 할 것 없이

시공·사업권 둘러싼 법적다툼 급증

시설물 공급 지연 등 후유증 불가피

 

 

  국내 건설시장이 각종 분쟁으로 얼룩져 있다. 공공공사, 민간투자사업, 개발사업, 주택사업, 설계공모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시공권이나 사업권을 둘러싼 잡음이 잇따르고 있다.

  발주기관과 건설사, 건설사와 건설사 간 갈등과 충돌은 국민 삶의 질과 직결되는 시설물의 공급을 늦추고, 불필요한 소모전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 낭비를 초래할 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은행 통합별관 건축공사로 진통을 겪은 공공건설 시장은 이제 철도로 분쟁의 불씨가 옮겨붙는 분위기이다. 턴키(설계·시공 일괄입찰) 방식의 동탄~인덕원 복선전철 1공구에 대한 설계심의 결과를 놓고 삼성물산이 경쟁사인 SK건설과 남광토건의 설계지침 위반을 이유로 설계 재평가를 요구하며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설계지침 위반 여부를 둘러싸고 철도공단과 삼성물산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탓에 최악의 경우 소송전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민자사업은 이미 법적 다툼이 시작됐다. 해양수산부가 민자 방식의 부산항 신항 웅동지구 항만배후단지 개발사업의 우선협상권을 공공기관인 부산항만공사에 준 게 빌미가 됐다. 민자 유치를 통해 사업을 추진한다고 해 놓고선 공공기관에 사업권을 주면서 ‘무늬만 민자사업’이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강북판 코엑스’로 불리는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사업도 분쟁의 수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사업은 우선협상권을 놓친 메리츠종합금융 컨소시엄의 자격 문제를 놓고 법적 대결이 예고되고 있다.


주택사업과 현상 설계공모도 예외가 아니다. 고척4구역 재개발 사업은 대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무효표의 유효표 인정을 놓고 정면 충돌하고 있는가 하면, 고덕강일지구 현상 설계공모에서는 경쟁에서 탈락한 GS건설이 당선작으로 선정된 현대건설의 입찰참가자격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토지계약 중지 가처분 신청을 내놓은 상태다.

  건설 시장 곳곳에서 이 같은 파열음이 나오고 있는 것은 정부의 SOC(사회기반시설) 투자 감소 등으로 인해 건설사들의 살림살이가 팍팍해진 결과다. ‘내 코가 석 자’이다보니 건설사 간 ‘동업자 정신’도 약해질 수밖에 없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여기저기서 반기를 들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공정경제’ 기조가 강화되면서 발주기관과 건설사 간 갑을 관계에 변화의 조짐이 감지된 것도 이의 제기 증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가뜩이나 일감이 없는 상황에서 공들여 준비한 사업을 놓친 입장에서는 규정과 규칙에 따라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면서도 “무분별하고 도를 넘어서는 분쟁은 건설산업의 경쟁력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건설경제> 박경남·최남영기자 k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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