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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계약 판례여행]턴키공사의 터널굴착공법 변경에 따른 설계변경 증액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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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1,015회 작성일 17-12-21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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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시공일괄입찰의 경우에 그 실시설계에 대한 책임이 계약상대자에게 있는 관계로 설계변경으로 인한 계약금액 조정에 제한이 있다. 그런데 입찰 이후 계약체결 이전에 실시설계 과정에서 계약상대자에게 책임이 없는 예외적인 사유로 실시설계를 변경한 경우에 계약담당공무원은 계약체결 이후 즉시 설계변경에 의한 계약금액 조정을 하여야 한다(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91조 제2항). 그런데 위 예외적인 사유로는 ‘발주기관이 제시한 기본계획서ㆍ입찰안내서 또는 기본설계서에 명시 또는 반영되어 있지 아니한 사항에 대하여 해당 발주기관이 변경을 요구한 경우’가 포함된다.

설계시공일괄입찰에 참가한 자가 NATM방식의 터널굴착공법으로 실시설계적격자로 선정된 다음 실시설계과정에서 발주자의 지시에 따라 쉴드TBM방식으로 변경한 다음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 설계변경에 의한 계약금액 조정을 인정받을 수 있을까? 예외적인 경우로서 계약금액 조정이 허용된다고 본 사례가 있다(서울고등법원 2017. 3. 29. 선고 2015나2073508 판결). 법원이 어떤 근거에서 이와 같은 판단에 이르렀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의미가 있다.

발주자는 공사구간 상부에 위치한 공원의 관리자인 공단으로부터 공원의 시설물 및 조각 작품 보호문제, 문화재 보호 문제 등에 관련된 대책을 요구받자, 실시설계적격자에게 수 차례에 걸쳐 대책을 강구할 것을 지시하였고, 그 과정에서 발주자가 지시한 사항은 ‘집수정 설치 불가’, ‘비배수(방수공법) 터널공법 적용’, ‘시설물 보호를 위한 발파금지’등이었는바, 그 지시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쉴드TBM 터널공법으로의 변경이 불가피하였다. 이 대목까지는 참가자가 입찰시에 위와 같은 사정을 미리 참작하여 터널굴착공법을 선정하였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문이 들 수 있다.

하지만, 입찰안내서에서는 공사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한도에서는 NATM 방식과 같은 다른 터널굴착공법으로 변경하여 제안하는 것도 가능하였던 점, 입찰참가자가 제출한 기본설계보고서에는 양 터널굴착공법을 여러 항목으로 상세히 비교ㆍ검토한 후 여러 항목에서 우월하다는 이유로 NATM방식을 제안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었던 점, 실시설계적격자 선정과정에서 전문가들로 구성된 기술위원단과 평가위원단은 해당 입찰참가자가 제안한 공법의 장단점 등을 검토하였는데, 그 설계점수가 쉴드TBM 방식으로 제안한 자와 별 차이가 없었고, 발주자도 실시설계적격자를 선정하면서 터널굴착공법에 대하여는 문제점으로 지적하지 아니한 점, 달리 터널굴착공법인 NATM 방식으로 시공하는 경우의 발파진동이 문화재 허용 진동기준치를 초과한다고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법원은 입찰 후 계약 체결 이전에 터널굴착공법이 계약상대자에게 책임 없는 사유로 변경된 경우로서 계약금액 조정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수임상담을 해보면, 설계시공일괄입찰의 경우에 발주자는 입찰참가자가 입찰시 고려할 사항을 간과하였다는 전제로 계약금액 조정을 무조건 허용하지 않고 계약상대자들의 담당직원들 역시 설계시공일괄입찰이라는 이유만으로 계약금액조정을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경우도 보게 된다. 그러나, 위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설계시공일괄입찰의 경우라 하더라도 사실관계에 따라서는 정당하게 추가 공사대금을 받을 수 있으니 정확한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면밀한 법리검토가 필요하다.

 이경준 법무법인(유) 율촌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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