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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A] 공사대금을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은 공사도급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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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782회 작성일 16-12-30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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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공사대금을 정하지 않은 경우에 공사대금을 청구할 수 있는지 살펴본다.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공사대금의 구체적인 액수 또는 추후 정산을 위한 공사대금 산정방법을 기재한 공사도급계약서 등 문서를 작성한 사실이 없어 공사도급계약의 존재를 알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가 없는 사안에서, 하급심판결은, 적어도 공사도급계약에 있어 가장 핵심적이고도 중요한 사항이라 할 수 있는 공사대금에 관하여 단순한 협의를 넘는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는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공사대금을 장래에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있는 기준과 방법에 관한 합의가 있었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공사도급계약이 성립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다음 사정들을 들어서 하급심판결과 달리 판단하였다. 대법원은 ① 건축업자 A가 토지에 펜션을 신축하려는 건축주 C로부터 토지의 벌목 공사, 부지조성 공사, 돌쌓기 및 배수로 설치 공사 등을 도급받는 것을 협의하였고, 그와 같이 협의한 공사 내역에다 물탱크, 모래다짐, 굴착 및 되메우기 공사 등을 추가하여 공사를 완성하였다. ② C는 건축업자의 공사 착공 사실을 알았는데도 약 3개월에 걸친 기간 동안 이를 제지하지 않았고, 위 공사 진행 무렵 C로부터 펜션 건축공사를 도급받은 다른 건축업자 B는 A가 수행한 공사까지 B 자신이 도급받으려 하였으나 C가 A에게 이를 도급하였다고 진술하였고, B가 수행한 건축공사는 A가 수행한 공사를 기초로 이루어진 것이다. ③ A는 공사 착공 전과 공사 완공 후 C에게 공사 내용 및 공사대금을 산정한 내역서를 수회 제출하였다.

대법원은, 수급인이 일의 완성을 약속하고 도급인이 그에 대하여 보수를 지급하기로 하는 명시적 또는 묵시적 의사표시를 한 경우에는 비록 보수의 액이 구체적으로 합의되지 않았어도 도급계약의 성립을 인정할 수 있고, 당사자가 계약을 체결하면서 일정한 사항에 관하여 장래의 합의를 유보한 경우, 당사자에게 계약에 구속되려는 의사가 있고 계약 내용을 나중에라도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있는 방법과 기준이 있다면 계약체결 경위, 당사자의 인식, 조리, 경험칙 등에 비추어 당사자의 의사를 탐구하여 계약 내용을 특정하여야 하므로, 공사도급계약에 있어서는 반드시 구체적인 공사대금을 사전에 정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실제 지출한 비용에 거래관행에 따른 상당한 이윤을 포함한 금액을 사후에 공사대금으로 정할 수 있으므로, 건축주 C는 A에게 A가 공사를 완성하고 이에 관한 공사대금은 사후에 실제 지출한 비용을 기초로 산정하여 지급하기로 하는 명시적 또는 묵시적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보는 것이 경험칙에 맞는다고 판결하였다(대법원 2013. 5. 24. 선고 2012다112138, 112145 판결).

이와 같은 법리는, 공사도급계약 전부에 관하여 공사금액을 정하지 않은 경우뿐만 아니라 공사도급계약 일부에 관하여 공사금액을 정하지 않은 경우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이응세 변호사 (법무법인 바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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